마크롱, 총선서 과반획득 실패…2기 시작부터 타격
- 22-06-20
좌파연합·극우세력 득세, 국민연합이 공화당 앞질러
공화당과 연정 가능성 있지만 이전처럼 '상명하달식' 어려워져
19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국민의회(하원) 결선투표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중도연합 '앙상블'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20일 최종 개표 결과 앙상블이 전체 577석 가운데 245석(38.6%)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과반에 필요한 289석보다 44석이나 모자라며, 기존 의석수인 345석에서 무려 100석 줄어든 수치다.
장뤽 멜랑숑이 주도하는 좌파연합 신 생태·사회민주연합(NUPES·뉘프)은 131석(31.6%)을 획득했다.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은 89석(17.3%)으로 약진해 교섭단체 구성(15석)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기성 우파 정당인 공화당(61석)까지 앞지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렇게 극단 성향의 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프랑스 정치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FP는 "좌파연합과 극우세력이 약진한 결과 의회 과반을 잃은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개혁안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입법부 활동이 마비되고, 범여권이 과반을 점하기 위해 새로운 야당에 손을 뻗쳐도 혼란스러운 연정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핵심 지도자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사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국내 문제에 관심을 빼앗길 위험이 크다고 AFP는 진단했다.
파리정치대학의 브뤼노 코트레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무적' 이미지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뼈아픈 좌절감을 안겨줬다.
마크롱 대통령은 감세와 복지 개혁, 정년 연장이라는 야심찬 2기 개혁을 예정해 두고 있었으나 이번 선거 결과 모든 계획이 흐지부지될 위기에 처했다.
개혁을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할 프랑스 장관들 중 3명이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장관직을 내려놓게 됐다. 정부가 선거에 앞서 "의석을 얻지 못하면 사임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걸었기 대문이다.
브리지테 부르기뇽 보건장관과 쥐스틴 베냉 해양장관, 아멜리 드 몽샬랭 환경장관 모두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고 사임을 앞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가까운 동맹인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과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전 내무장관도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그나마 내각의 젊은 피인 클레망 본 외무부 유럽연합담당 장관과 스타니슬라 게리니 공공서비스 장관은 가까스로 선거에 승리해 의석을 지켰다.
일단 앙상블은 법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을 점하기 위해 연정 구성에 나서야 한다. 유력한 연정 대상으로는 61석을 획득한 공화당이 지목된다.
하지만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국정 운영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앙상블과 공화당이 임시로 협력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으나 결국 법안 통과를 위해 매번 긴 시간 합의를 거쳐야하는 불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는 마크롱 대통령이 1기 때 마치 전지전능한 로마 신 유피테르처럼 상명하달식 의사 결정을 주도했으나, 2기 들어서는 합의를 구축하는 기술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도미니크 루소 파리 팡테온소르본대 법학과 교수인 "이번 선거 결과는 개혁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통치가 훨씬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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