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김재완] 다시 불러보는 아버지

김재완 시인/화가

 

다시 불러보는 아버지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

아버지

그립습니다

 

객지로만 쏘다니고

효도 한번 못해드렸어도

큰 자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아버지

 

육남매 다 키우도록

야단 한번 치신 적 없고

자식들 앞세우면 늘

콧방울이 벌렁거리셨지요

 

빚 지고 살면 안된다고

빠듯한 살림에도

학교 월사금

누구보다 먼저 챙겨주셨고요

 

아버지는

말수가 적으셨지요

늘 깊은데 계셔서 잘 보이지 않으셨어요

출가한 자식들 큰 식구

모이면 멀리서 웃고만 계셨지요

 

서툰 지게질

홀로 볏짐지시며

다 큰 자식놈들

결코 부리지 않으셨지요

 

흰셔츠 바람으로

거름통 지고 밭일 가셨던

소탈하셨던 모습

 

노년에 어깨며 허리며 편찮으시면 그냥

‘늙으면 다 그래야’하셨지요

 

지금

추억 속에 나와 함께 사시는

마음 따뜻한 아버지

 

그 모습 좇아

조금씩 늙어가는 자식입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려야

그 모습 잊힐까요

 

그리운 그 모습

잊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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