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테크 노조 '물결'…아마존·스타벅스 이어 애플 합류

메릴랜드서 첫 애플 노조 탄생…110명 중 65명 찬성

코로나19 이후 미국 빅테크 기업 노조 결성 바람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미국에서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한 혐의로 고발당한 가운데 메릴랜드주(州)의 한 애플스토어 매장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한다. 미국 내 270여 개 애플스토어 매장 중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과 AFP 통신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의 타우슨몰의 애플스토어 직원을 상대로 한 노조 결성 투표에서 110명 중 65명이 찬성, 3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투표안이 통과됨에 따라 매장 직원들은 국제기계제작·항공우주노동자협회(IAM)에 가입, 노조 자체 지부를 결성하게 된다. 협회가 이번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애플에서 처음으로 노조가 결성되는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애플 소매노조(Apple CORE)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노조 투표에서 이겼다"며 "열심히 일한 모든 사람과 지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밝혔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근무 조건 악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 △학자금 지원과 같은 복지 확대 등을 이유로 노조 결성을 요구해왔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투표까지 이어진 건 처음이다. 타우슨몰 외에도 애플의 미국 매장 중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인 곳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컴버랜드몰, 뉴욕주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몰이다.

이 중 컴버랜드몰의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미 통신노조(CWA)의 지원을 받아 '애플 소매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 요구 신청서를 지난 4월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제출, 당초 지난 2일 노조 결성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매장 직원들은 돌연 노조 조직화 투표 신청을 철회했다. 애플이 노동 관련법을 위반하고 공정한 선거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사측이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방해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CWA는 지난달 18일 NLRB에 애플을 노동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애플 측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애플스토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반노조 연설에 참여할 것을 강요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애플도 회유책을 내놓았다. 애플은 지난달 신입 임금을 시급 20달러(약 2만5900원)에서 22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노조 측에서 요구한 28달러와는 차이가 있다. 더불어 유급휴가를 6일에서 12일로 늘리는 유화책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스타벅스, 아마존 등에서 소매노조 결성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애플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 버펄로시 스타벅스 매장은 지난해 12월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실시해 27명의 직원 중 1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스타벅스의 창사 이래 첫 노조가 결성됐다. 이후 160개가 넘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 설립 투표를 신청했다.

마찬가지로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아마존도 노조 설립 바람을 막지 못했다.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JKF8 공장에서도 노조 설립 투표가 가결돼 아마존 첫 노조인 '아마존 노동조합(ALU)'이 결성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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