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괴물 만난 바이든 푸틴보다 먼저 실각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을 분쇄하는데 성공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1년래 최고로 치솟는 등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자 사상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진다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정작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고 있는 푸틴보다 먼저 바이든이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역사에 가정법이 없지만 만약 푸틴이 트럼프 시절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더라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골든 샤워'(트럼프가 러시아 모스크바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가졌다는 어떤 행위) 스캔들로 러시아에 약점이 잡혔고,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도 있다. 

실제 중앙정보국(CIA)은 당시 러시아가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는 미국의 문제도 산적해 있는데 세계의 문제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폐쇄적 고립정책’을 추구했었다. 이른바 ‘트럼피즘’이다. 

이에 따라 동맹에 방위비 분담을 더 할 것을 요구해 관계가 크게 소원해졌다. 특히 2차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한 축이었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무시했다. 나토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거세게 요구해 나토와 미국 관계가 와해 직전까지 갔었다. 만약 트럼프 시절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더라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바이든은 집권 직후 와해됐던 나토와 관계를 우선 복원했다. 이는 푸틴의 야욕을 잠재우는데 가장 크고 효과적인 무기가 됐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는 바이든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지원하고 러시아에 일사불란한 제재를 가했다. 이에 따라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는 포기하고 돈바스 지역을 점령함으로써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종전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키이우 방어에 성공, 자신감을 얻은 우크라이나는 돈바스도 내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시쳇말로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의 진짜 실력이 ‘뽀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바이든은 서방세계를 단결시켜 전세가 우크라이나에 기울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오랜만에 ‘미국이 미국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푸틴은 최대 위기에 몰렸다.

바이든이 '외교 9단' 답게 국제정치에서 큰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그 대가는 참으로 혹독하다. 푸틴이라는 괴물 대신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해 미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이 사상처음으로 5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있어 6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다.

이에 따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래 최고로 치솟았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28년 만에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바이든의 지지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40%선까지 내려갔다. 일부조사에서는 39%도 나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이 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상원은 여야 동수이지만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약진, 의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을 때 집권당이 승리한 사례는 미국 역사상 단 한 차례도 없다. 

상하 양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 민주당 출신 대통령인 바이든의 레임덕이 빨리 올 수 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자유진영의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지만 조기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재선가능성도 희박해진다.

시계를 50여 년 전으로 돌려보자. 지미 카터는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대통령에 재임했었다.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경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70년대 후반은 2차 오일쇼크로 인해 미국이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던 시기였다. 

당시 경제 상황과 지금 경제 상황이 너무 비슷하다. 바이든이 카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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