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현금 비축중…연준, 인플레도 침체도 못 막을 우려"-CNBC

 10억 자산가들 25% "이미 침체"…34% "연내 침체"

 

미국 백만장자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에 대응해 현금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가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도했다.

CNBC 백만장자 설문은 가용 자산이 100만 달러(약 12억 원) 이상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실시해 발표해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CNBC 설문에 응한 백만장자들은 경제와 자신의 개인적 부에 최대 위험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CNBC는 인플레이션이 순위에서 모든 다른 위험 요인을 제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RB)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달 추가 인상을 예고했지만, 억만장자들은 인플레가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백만장자의 42%는 인플레이션이 최소 1~2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고, 19%는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가계의 최종 의사결정자 내지 의사공동결정자인 100만 달러 이상 소유 자산가 약 75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됐다고 CNBC는 전했다. 

조사가 이뤄진 이래 발표된 미 소비자 물가 급등은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추가 상승했음을 시사했다. 또 그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0% 이상 하락해 베어마켓(하락장)에 진입한 점도 매체는 부연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조지 월퍼 스펙트럼그룹 대표는 "분명 굉장히 부정적으로 염려되는 쪽으로 전망이 변화했다"며 "부자들은 연준이 이런 문제들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문제 해결할 거란 확신 없어"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고 수요를 낮출 수 있을지를 두고는 백만장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절반가량은 어느 정도 확신이 있다고 답했지만, 전혀 확신이 없다는 응답도 35%나 됐다. 

이처럼 연준을 보는 관점은 상당 부분 정치적 입장차에 따라 갈렸는데, 공화당을 지지하는 백만장자들이 대개 연준을 신뢰하지 않은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만장자들은 어느 정도 확신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응답도 25%에 달했다. 34%는 연내 침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침체로 가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백만장자들은 자산의 약 90%를 개인 주식으로 보유해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당장 패닉을 느끼거나 매도하고 있진 않지만, 금리 인상을 감안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거나 단기고정소득투자를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CNBC는 전했다. 

약 40%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이미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44%는 더 많은 돈을 현금으로 들고 있겠다고 말했다. 또 41%는 고정금리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5%는 주식을 구매하고 있지만, 31%는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특정 부문과 주식시장 여파에 따라 주식을 팔았다고 답했다. 

부유한 투자자들은 통상 시장이 고꾸라질 때 공격적 투자를 늘려 이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하락 국면에서 백만장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그들이 앞으로 시장과 금리 변동에 대해 더 고통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CNBC는 분석했다. 

월퍼 대표는 "부자들은 변동성이 축소되고 사람들이 이제 바닥에 근접했다고 느낄 때쯤 기회를 찾아 움직인다"며 "2020년 4월에도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의 상황이 언제라도 곧 끝날 일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만장자의 58%는 연말이면 경제가 지금보다 더 혹은 훨씬 더 취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거의 대부분은 연말 S&P 500 지수가 지금보다 최소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런 응답을 내놓은 부자 5명 중 1명은 그 하락폭이 15%를 넘어설 것이라고까지 전망했다. 

투자 회수 기대도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직은 시장 상황에 비하면 꽤 괜찮은 수익률을 보고 있음에도, 4명 중 1명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우려했고, 나머지 대다수도 수익률이 4% 미만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0%가 최소 6% 이상의 투자 수익을 기대했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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