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美 인플레 정점론…5월 물가상승률이 변수

 6·7월 빅스텝 단행 예상…한·미 기준금리 역전 눈앞

변수는 美 인플레 흐름…"5월 물가는 추가 단서 제공"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제 정점에 달했다는 시장 전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쫓겨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온 미국으로선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유가 생긴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 역시 이 경우 기준금리 인상의 강한 압력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긴축의 속도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거래 참가자들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0.75~1.00%에서 1.25~1.50%로 0.50%p 오를 가능성을 98.0%로 예상했다. 이 밖에 2.0%가 0.75%p 인상 가능성을 예측했다.

그다음 열리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75~2.00%로 오를 가능성은 86.0%에 달했으며, 2.00~2.25%로 인상될 가능성도 13.7%로 집계됐다. 

FOMC가 지난달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씩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시장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6월과 7월 연속 빅스텝을 시사한 데 따른 결과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0.25%씩 기준금리를 차근차근 인상해 현재 1.75%로 올려놓은 상태다. 

금통위가 오는 7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더라도 2.00% 수준이다. FOMC가 시사한 대로 빅스텝을 두 번만 더 단행하면 7월에는 기준금리 1.75~2.00%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히게 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미국이 7월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0.50%p씩 계속 올리고 우리나라 역시 한번에 0.25%p만 인상하는 방침을 고수할 경우다. 올 연말까지 미국은 3.25~3.50%로, 우리나라는 2.75%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50~0.75%p로 크게 벌어진다.

미국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몰고 있는 인플레이션 흐름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건이다. 

특히나 최근 들어선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팩트세트’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일 미국 5월 CPI가 8.2%를 기록하면 3월 8.5%, 4월 8.3%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하게 된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도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월 소비자물가는 연준이 6월과 그 이후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긴 했으나 굉장히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에 급제동을 걸 가능성 역시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여겨진다"며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물가상승률이 크게 하락한다면 금리인상 속도 역시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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