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곡물가 상승에 가뭄까지…올여름 '애그플레이션' 닥치나

비료·유류값↑ 가뭄으로 출하량 감소…먹거리 물가 비상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가와 비료값, 유가가 폭등한데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는 등 먹거리 물가에 비상에 걸렸다.

일각에선 올 여름 '애그플레이션'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먹거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반 물가도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5.4% 상승해 5%선을 돌파했다. 물가상승률 5% 돌파는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밀가루와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7.6% 뛰었고, 외식 물가는 7.4% 올랐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말인 지난 5일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를 찾아 주요 농축산물 수급 및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현재의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면 올 하반기 생활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가하게 될 수 있어 현장방문을 통한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추 부총리는 "국제 곡물가 급등이 국내로 빠르게 전이되는 가운데 최근 가뭄피해까지 더해지며 일부 농축산물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불안한 양상"이라며 "정부내 가용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가뭄피해 지역 중심으로 관정 개발, 양수장비 지원 등을 신속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이 160.7㎜로 평년(310㎜)의 절반가량에 그치면서 노지 밭작물 중심으로 작황이 부진해져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마늘, 양파는 4~5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크게 적고 일교차가 커 전년에 비해 단위당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4, 5월 두 차례에 걸쳐 각 시도에 가뭄대책비 총 75억원을 지원한데 더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정 등 대체수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22억원을 추가지원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말 발표한 긴급 민생안정대책에 포함된 사료·비료 매입비 지원사업의 조속한 집행과 함께 이달 중 가격상승 품목에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80억원을 신속히 집행할 것도 요청했다.

이 할인쿠폰은 농축산물 구매 시 1만원 한도에서 20~30%를 할인해주는 것으로 이번 달엔 평년보다 가격오름세가 두드러지는 쌀·배추·수박·돼지고기·계란 등 24개 품목에 적용된다.

해당 대책엔 수입 밀가루와 돼지고기 등의 관세를 없애 수입원가를 낮추는 방안도 포함돼있다. 다만 미국 등 주요 수입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기존에도 관세가 없거나 낮았던 만큼 물가안정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진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결국 물가상승세를 억제하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추 부총리 역시 지난달 말 "5%대 물가지표는 한동안 보게 될 것"이라며 "상황을 좀더 지켜보며 필요한 대책을 추가로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달 중하순께 발표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경제전망이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2%로 제시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11년 만에 4%대로 수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2% 후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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