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으로 이끈 '옐친 사위', 대통령 고문직 돌연 사임…왜?

지난 2월 "전쟁 반대" 글 게시…전쟁 여파로 푸틴 측근 잇달아 사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 발렌틴 유마셰프가 러시아 대통령 고문직에서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의 최측근들마저 줄줄이 그의 곁을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유마셰프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있는 옐친 프레지덴셜 센터 재단의 부국장 류드밀라 텔렌은 "유마셰프가 지난 4월 고문직을 포기했다"며 "강제적이지 않았고, 그의 주도적인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유마셰프는 푸틴 대통령을 중앙 정치무대로 발탁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옐친 전 대통령의 딸 타티아나와 결혼한 유마셰프는 1997~1998년 크렘린 행정실장으로 근무했다.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 경제부총리와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이 행정부 요직을 맡으며 크렘린궁을 떠나자, 유마셰프는 행정실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1997년 유마셰프의 눈에 띈 푸틴은 행정실 제1부 실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8년 푸틴 대통령은 옐친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같은 해 러시아가 서방의 대외채무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옐친식 경제개혁은 사실상 막을 내린다. 이후 1999년 1231일 옐친 전 대통령은 사임했고,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 권력 서열 1위로 올라선다.

푸틴 대통령의 정책은 옐친 전 대통령이 주장했던 가치와는 달랐지만, 유마셰프는 무보수 고문을 맡는 등 20년간 푸틴 대통령의 곁을 지켜왔다. 

푸틴 대통령은 유마셰프의 아내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딸 타티아나의 생일 축하하기 위해 이들의 집까지 방문할 정도로 왕래가 잦았다. 유마셰프가 돌연 고문직에서 물러난 데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유마셰프와 타티아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지난 2월24일 자신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쟁 반대"라는 문구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 사진을 올렸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옛 소련 붕괴 후 러시아의 시장경제화 개혁을 이끈 설계사로 평가받는 아나톨리 추바이스 특사도 사임한 뒤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추바이스는 푸틴 정부에서 서방 관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경제 개혁가 중 한 명으로, 러시아 사유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추바이스는 동료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하며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수석 경제 고문이자 2018년까지 부총리를 지낸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도 같은 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뒤 국영 스콜코보 기술기금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측근들이 잇달아 그의 곁을 떠나자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을 위해 은밀하게 일하고 있는 반역자 쓰레기들을 러시아에서 제거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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