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미국여행 상품가, 나홀로 50% 상승…왜?

미서부 10일, 200만원 중반에서 400만원으로

여객기 화물기로 전환하며 항공권 공급량 줄어

 

"다들 해외여행 떠난다고 하는데 미국여행은 비싸서 못 가게 생겼어요" 

#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38)는 해외여행이 수월해지면서 남편과 초등학생 딸과 함께 코로나19로 2년 넘게 미뤄온 미서부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미국여행이 유독 다른 장거리 여행과 비교해 비쌌기 때문이다. 여행사에 문의했더니 "항공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최근 유전자증폭검사(PCR) 대신 신속항원검사도 허용하는 등 해외 입국자에 대한 조치가 대폭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오른 가운데, 유독 미국 여행 상품 가격이 크게 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7월 출발 미국여행 상품 가격이 코로나19 이전(2019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사들이 미국 여행 상품의 핵심으로 꼽는 미서부 패키지 10일 일정의 상품을 비교해 본 결과 평균 가격이 코로나19 이전에 200만원 중반 대였다면, 현재 1.5배 상승한 4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장거리 여행지에 속한 서유럽 10일 상품은 평균 100만원 중반~200만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가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여행사는 항공사 좌석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꼽았다.

항공사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여객 사업을 등한시한다는 이유다.

즉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여객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항공권 가격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여행 상품 가격도 비싸진 것이다. 
  
물론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에 항공사가 일부 화물기를 다시 여객기로 바꾸는 움직임도 보인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131대와 화물기 23대 등 총 154대를 운영 중이며, 화물기로 전용한 여객기 16대 중 우선 6대를 되돌린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A350의 화물기에 다시 좌석을 장착하는 등 여객기로 원상 복원하는 개조 작업을 마쳤다. A350 여객기의 경우 다음 달부터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게 된다.
 

정부가 지난 21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7일)를 면제한 가운데,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5~27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만 6926명으로, 일주일 전인 18~20일 4만 162명에 비해 16.84%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오미크론 정점이 지난 유럽·미주, 동남아 등 관광국가 위주로 무 격리 입국 허용 등 방역조치가 완화돼 여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2.4.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그러나 여행사들은 항공사의 이러한 움직임에 못 미더운 눈치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유독 돈을 벌 수 있는 미주 노선에 대해선 화물에서 여객으로 전환하는 데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며 "친지 방문·비즈니스(출장)·유학 목적의 항공권 구매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순수 여행 목적으로 한 항공권이나 여행 상품에 특별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이전엔 항공사가 단체요금 할인(그룹 항공권) 목적으로 여행사에 저렴하게 항공권을 제공했다"며 "지금은 여행사에 주느니 그냥 개인한테 파는 게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가격을 내리지 않고 판매한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화물 물동량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인천공항공사와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인천공항을 통한 항공화물 물동량은 총 104만9181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6만6302톤과 비교해 1.6% 줄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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