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 대러 제재?…전세계 식량위기 원인 놓고 미러 설전

블링컨 "러, 우크라와 전세계 식량 공급 '인질' 삼아"

러 "수년간 이어져 온 식량 위기 우리 탓 아냐"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식량 공급 상황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에 흑해 항구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의 밀 생산국 중 하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흑해 항구를 막지 말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을 운반하는 선박, 기차, 트럭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국가들에 식량과 비료 수출을 보류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식량이 러시아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곡물, 식용유, 연료, 비료 등의 국제 가격을 치솟게 했다.

세계 밀 공급량의 3분의 1가량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보리, 해바라기유, 유채씨유의 주요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 내 친러 지역인 벨라루스도 농작물 영양소인 포타쉬의 전 세계 수출 40%를 담당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식량의 90%는 오데사와 같은 흑해 항구를 통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 마리우폴에서 남서쪽 오데사 인근까지 약 600㎞를 봉쇄하고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오데사는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세계의 모든 불행에 대한 비난을 떠안고 있다고 반박했다.

베넨지아는 "세계는 물류 혼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식량 위기를 겪어왔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봉쇄한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흑해 연안을 따라 지뢰를 배치하며 스스로 봉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전 세계의 식량 불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블링컨은 "식량을 무기화하기로 한 건 러시아의 독단적인 결정"이라며 "제재가 직접적으로 수출에 압박을 가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유엔도 전 세계 식량 공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에 흑해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 세계적 재앙이 닥치기 전에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개방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국장은 "흑해 항구가 차단돼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숨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인류애가 있다면 항구를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식량 수출을 재개하고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 생산을 세계 시장에 되살릴 수 있도록 하는 '패키지 딜'을 중개하려 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한 충분한 음식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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