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엔' 사카키바라 "달러/엔 환율 150엔까지 갈 수도"

"일본은행, 현 수준 환율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일명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전 일본 재무차관이 엔화 가치가 1990년 이후 최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력한 긴축의 미국과 초완화적 일본의 통화정책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997~1999년 재무성 차관을 지낸 사카키바라 에이스키는 20일 블룸버그에 매파의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비둘기의 일본은행 사이 격차가 엔화 약세를 유발하는 최대 동력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설명할 때 매는 긴축으로, 금리인상을 비둘기는 완화로, 금리인하를 상징한다.

미일 통화정책의 격차가 좁혀지기 전까지 엔은 세계 최대 기축통화인 달러의 압박을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소재 아오야미가쿠인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긴 사카키바라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말 달러/엔 환율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140~150엔"이라며 "환율은 그 수준으로 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50엔을 넘기면 일본은행이 다소 우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이 마지막으로 150엔에 근접한 것은 1990년 8월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 매도는 올해 환율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거시적 트레이딩이다.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며 투자자들은 저금리의 일본 엔화를 내다 팔기 바쁘다.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장 엔화 약세를 되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달 달러/엔 환율은 131.35엔까지 치솟으며 엔화는 20년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엔은 지난 3개월 동안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달러/엔 환율은 연말 128엔로 전망됐는데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코메르츠방크와 소시에테제네랄은 환율이 150엔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모두가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전망하지는 않는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은 뉴욕증시 하락으로 미 국채수익률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달러에 대한 상승압박이 줄어들며 엔저 압박도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킨자산운용은 달러/엔 환율이 125엔으로 내려 올 것이라고 봤다. 

엔화 급락에 일본 정부관계자들이 구두 개입이 쏟아졌지만 거의 무기력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여전히 가능하기 때문에 당국이 막대한 규모로 개입할 것 같지 않다고 사카키바라 교수는 예상했다. 

그는 엔화 약세에 대해 "통화정책의 격차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일본은행이나 일본 정부는 환율과 관련해 현재 상황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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