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저성장…전세계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엄습-WSJ

물가상승 + 성장둔화 'S' 공포…파월, 옐런, 버냉키 잇단 경고

 

세계 경제가 물가상승과 성장둔화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에 놓였다는 각국 정부와 재계 리더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생필품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락이 동반되면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 파월부터 옐런, 버냉키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재무 장관까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 동참했다. 옐런 미 재무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장관회의 전 "확실히 세계 경제의 전망이 불확실하고 어렵다"고 말했다.

옐런 재무 장관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높아 스태그플레이션 효과를 내고 있다"며 "전세계 생산과 지출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린다"고 밝혔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는 이날 금융시장을 덮쳤다.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들이 치솟는 비용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뉴욕 증시는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3% 넘게 급락해 2020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주저 앉았다.

소매유통업체 타깃은 순이익이 반토막나면서 이날 하루만 주가가 25% 무너져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의 일일 낙폭을 그렸다.

인플레이션, 특히 식품과 에너지 비용의 상승은 장기적으로 더 우려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옐런 장관은 경고했다. 다만 현재 강력한 미 경제가 이러한 위협을 상쇄할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고용시장과 경제 체력을 보면 미국은 여러 방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전날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는 과정에서 "다소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주 대형은행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기가 하락세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며 "침체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옐런 장관에 앞서 연준 의장을 지냈던 벤 버냉키도 이번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끌어 올리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낙관적 시나리오로 봐도 경기 둔화가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지만 하락할 것이고 내년 혹은 내후년 성장이 낮아져 실업률이 오르는데 인플레이션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필품 인플레는 인도주의적 위기"

높은 물가와 낮은 성장률로 세계 경기가 하락할 위험이 커지고 전세계 생활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유가와 식품가격이 더 오르면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졌다. 곡물 주요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며 공급 부족으로 식품 가격 전반이 오름세다.

반면 중국과 유럽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포착되며 글로벌 성장률 전망이 줄하향세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성장률을 지난해 6.1%에서 올해 3.6%로 예상했는데, 이번 전망은 1월에 비해 0.8%포인트(p) 낮아진 것이다. 6개월 전인 2021년 10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1.3%p 하향됐다. 이달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은 자국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망 하향의 가장 큰 배경은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공격적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연준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폭을 0.5%p로 잡았고 올해 추가 인상을 예고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낮추기 위해 이르면 7월 금리를 올리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CB가 10년 넘게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은 집부터 자동차까지 소비재뿐 아니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항목들을 대출하는 비용이 오른다는 얘기다. 그러면 소비자와 기업은 결국 지출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겠지만 성장도 둔화한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를 피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경기가 가라 앉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했다고 WSJ는 전했다. 월급보다 물가가 더 빨리 올라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몇 주 사이 침체 위험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폐쇄와 같은 문제들은 중앙은행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것들이다.

실업률이 오르면 노숙자가 늘고 휴가나 외식은 말할 것도 없이 어쩔 수 없이 부모님 집으로 되돌아 가야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라고 컨설팅업체 그랜트쏜톤의 다이앤 스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생활의 질을 갉아 먹는다"며 "우리 생존에 필요한 음식, 주거, 에너지와 같은 생필품의 가격이 오르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종류의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크게 위협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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