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받고 北에 기밀 넘긴 현역 장교… 어째 이런 일이?!

도박빚 때문인 듯… 軍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 "부끄럽다"
"장병 정신세계·가치관 바로잡아야" 이종섭 발언 다시 조명

 
현역 군 장교가 북한 공작원(해커)의 지령에 따라 군 전산망 해킹을 시도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군 내부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 "부끄럽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에 따르면 모 부대 소속 현역 대위 A씨는 지난 2020년 3월쯤 대학 동기(민간인)로부터 소개받은 북한 해커에게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각종 군사기밀·자료를 전송한 대가로 암호화폐(비트코인·약 48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구속 기소됐다.

A씨는 특히 올 1월부턴 북한 해커의 지령에 따라 민간인 B씨와 함께 우리 군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해킹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A씨가 사이버 도박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씨, 그리고 A씨와 함께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B씨 모두 온라인 도박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북한 해커에 포섭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를 운영하는 B씨는 북한 해커로부터 총 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고 A씨를 포섭해 범행을 공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보지원사는 우리 현역 군인이 북한 해커에게 대가를 받고 포섭된 간첩 혐의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 소식을 접한 한 현역 장교는 "4800만원에 군에서 최고로 중시해야 할 보안을, 그것도 북한에 넘긴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장교는 "(A대위는)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자존심을 비트코인에 팔아넘겼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나까지 부끄럽다"고도 말했다.

다른 현역 장교도 이 사건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군 조직 차원에선 심각한 문제"라며 "만일 KJCCS가 해킹됐다면 군사기밀이 대량으로 유출돼 국가안보에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장망'이라고도 불리는 KJCCS는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가 사용하는 지휘·통제·통신 및 정보 체계다.

KJCCS는 우리 군의 내부 통신망으로서 평시엔 군사연습이나 훈련 정보를 주고받을 때 사용되며, 전시엔 작전 지시나 보안이 필요한 사안을 전송할 때 쓰인다.

KJCCS를 통해 오가는 정보는 대부분 '비밀'이기 때문에 극도의 보안이 요구된다. 따라서 북한도 KJCCS를 최우선 해킹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안보지원사 등 군 당국은 이번 A대위 사건과 관련해 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재발방지 교육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병들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발언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며 "'군 기강해이'라는 비판으로 돌아올까 봐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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