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유권자들, 유럽 안정 택했다…마크롱, 연임 성공

최종 집계서 마크롱 58.6% 득표로 연임 확정…르펜과 17.2%p 격차

AFP "르펜 낙선에 유럽 안도감" 분석…佛 기권율은 1969년 이후 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유럽에서는 극우 성향의 후보자가 경선에서 밀려났다는 안도감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결선 최종 집계에서 58.6%의 득표율로 41.4%에 그친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를 약 17.2%p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그는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 파리 샹 드 마르스 공원에서 열설을 펼치며 자신의 두 번째 임기 때는 반대파들의 목소리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극우에 투표하도록 만든 분노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것은 나의 책임이자 내 주변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르펜은 6월 예정된 총선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결코 정치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이 결과는 눈부신 승리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밀려나면서 르펜은 자신의 3번째 대선에서 쓰라린 패배를 또다시 맛보게 됐다. 르펜은 지난 2012년 1차 대선에서 17.9%의 득표율로 첫 패배를 경험한 뒤 지난 2017년 마크롱과 결선을 치른 뒤 탈락 한 바 있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던 르펜은 이민과 이슬람에 대한 급진적인 공약과 공공 장소에서 베일(veil) 착용 금지 등 인종차별적 공약을 펼쳐왔다. 이때문에 만일 르펜이 당선될 경우 유럽은 브렉시트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후 또 한차례의 격변을 겪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실제로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르펜 후보가 승리한다면 러시아에 대항하는 서방 연합은 불안정해지고, 유럽의 주요 강국으로서 프랑스의 역할은 뒤집어지며 잠재적으로 다른 나토 지도자들은 이 연합 잔류에 냉담함을 보일 수 있다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유럽에는 엄청난 안도감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알렉산더르 더 크로 벨기에 총리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미셸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브라보 에마뉘엘"이라며 "이 혼란한 시기에 우리는 단단한 유럽 그리고 한층 전략적인 EU에 완전히 헌신하는 프랑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는 첫 통화를 했다.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 관저)은 성명을 내고 "숄츠 총리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를 했다"며 "대통령이 (승리한 뒤) 받은 첫 통화"라며 "프랑스와 독일 간 우정"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날 숄츠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마크롱 대통령)의 유권자들이 현재의 유럽에 대한 강한 약속을 전달했다. 우리가 좋은 협력 관계를 계속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축하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포함해 우리의 지속적인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랑스 대통령이자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나는 프랑스의 지원에 감사하며 우리가 새로운 공동 승리를 위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강하고 단합된 유럽으로!"라고 썼다.

AFP통신은 마크롱이 2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첫 프랑스 대통령이 됐지만, 대선에서 극우 후보가 이토록 당선에 근접했던 적은 사상 처음이라면서 마크롱은 6월 총선을 시작으로 두 번째 임기 기간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마크롱 대통령이 친기업적인 환경과 보다 긴밀한 유럽연합(EU) 통합에 대한 비전을 펼치고 싶어하지만, 반대파들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높은 기권표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 기권율은 28%로 1969년 이후 역대 결선 투표 가운데는 최다 수준이었다. 기권표를 던진 이들은 지난 2017년 대비 2.5%p 증가했다.

6월 총선에 도전을 예고한 '극좌'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르펜과 마크롱이 유권자 3분의 1 지지를 간신히 얻었다"면서 "마크롱은 기권표와 손상된 투표용지의 바다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에선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벌인다. 앞서 지난 10일 치러진 대선 1차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27.85%의 지지율을 얻어 23.15%를 득표한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를 4.7%p 로 따돌린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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