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주문 언제까지 통할까…'연준풋' 기대는 금물
- 22-01-25
나스닥 4.9% 급락했다가 0.6% 급반등 상승반전
연준풋 기대감에 저가매수…FOMC 긴축 위험
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돈냄새를 맡은 걸까. 뉴욕증시가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지며 조정에 진입하자 드디어 강력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통하는 저가매수 전략이 재등판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언제나처럼 최종 대부자로 나서기에 물가 압박이 너무 세다. 저가매수 전략을 코로나 시대에 무조건 이기는 주술 주문(mantra)처럼 계속 외쳤다가 부메랑처럼 곡소리로 되돌아올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나스닥 반등폭 5%p…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강력한 변동장세를 연출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4.9%까지 추락했다가 급반등하며 이날 장을 0.6% 상승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이 장중 4% 이상 내렸다가 급반등해 상승마감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 역시 장중 1115포인트, 3.3% 넘게 주저 앉았다가 장후반 극적으로 반등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도 장중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지며 조정영역에 발을 담궜다가 강하게 반등해 0.6% 상승반전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우크라이나를 감싸는 전운에 돈냄새를 맡은 것처럼 보였다. 코로나19, 물가와의 전쟁 속에서 우크라이나가 진짜 전쟁의 먹구름에 휩싸였다. 뉴욕 증시는 각종 전운에 돈 벌 기회를 포착했고 최근 많이 떨어진 기술주 중심으로 장막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팬데믹 시대에 저가매수는 사실상 무조건 이기는 전략으로 그 값을 했다. YCG투자의 엘리엇 새비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저가매수라는 전략이 상당히 오래 성공했다"며 "이제 사람들이 '30% 조정이 일어나면 6개월 안에 반등한다'고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긴장이 고조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몰렸다. 국채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은 오르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금리)은 떨어졌다.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1.7070%까지 내려가 11거래일 만에 최저로 밀렸다. 지난주 한때 10년물 금리가 1.9%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진정된 모습이다.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빅 최고전략가는 최근 증시 매도세가 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자산의 최근 후퇴가 과도했던 것 같다"며 "오르는 금리로 인해 증시가 대전환을 소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번 어닝시즌은 상승세를 재확인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연준풋'(Fed put)의 복귀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풋이란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연준이 풋옵션과 같은 안전판으로 작용하며 최종대부자로 등판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연준풋 기대감 < 인플레이션 압박 +유가 100달러
하지만 연준이 중대한 책무 중 하나인 물가안정 때문에 증시를 걱정할 여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뛰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감염으로 인력난, 공급난이 가중되며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에 식량난까지 덮칠 태세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식품시스템이 흔들린다며 '식품가공 공장부터 일반 식료품 매장까지 인력난에 휩싸여 슈퍼마켓 매장에 텅 빈 진열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은 유가를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이날 하루만 보면 달러가 2주 만에 최고로 오르며 유가는 2% 떨어졌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유가는 상승 압박이 더 크다. 국제원유 벤치마크인 북해 브렌트유는 지난해 50% 넘게 치솟았고 새해 들어서도 벌써 10% 넘게 올랐다.
공급은 달리고 재고는 줄어든 상황에 주요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불안까지 가중됐다. 골드만삭스는 올여름이면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은 유가가 올해와 내년 각각 125달러,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강력하게 긴축의 고삐를 죄일 가능성은 여전하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24일 장마감 즈음 다시 소폭 올라 1.776%로 움직였다. 이틀 일정의 FOMC 회의를 하루 앞두고 공격적 긴축 가능성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연준은 FOMC에서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올해 3월 종료하고 기준금리을 3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해야 한다는 압박은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4회 이상 올릴 것이라며 FOMC가 열릴 때마다 긴축할 수도 있어 올해 금리인상은 8회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연준은 대략 6주마다 FOMC 정례회의를 소집하는데 올해 일정은 △1월 25~26일 △3월 15~16일 △5월 3~4일 △6월 14~15일 △7월 26~27일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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