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김영순] 고요

김영순(오레곤 문인협회 회원)

 

고요


귀를 막으면,

왁자지껄이 삼킨 누리가

빼꼼히 하나, 둘 거짓을 벗고

고요의 생기가 가득하다


눈을 감으면,

엉킨 타래 속의 움츠림이

복숭아 꽃보라 춤사위로

고요의 흥겨움이 넘쳐난다


코를 막으면,

묵은지 군내의 역겨움이

솥에서 내뿜는 밥 냄새에 녹아

고요의 활력이 그득하다


입을 닫으면,

무더기 비의 거센 분노는

빗줄기에 쓸려 사라지고

고요의 무지개가 맑고 밝다.


<해설>

세상이 소란하다. 코로나 사태로 기후변화로 정치적 갈등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 작품 속에서 화자는 이 세상 소음을 듣고 귀를 막는다. 그녀는 귀를 막아 진실의 고요를 감지한다. 

그녀는 또 눈을 감아 세상의 고요를 본다. 그리고 화자는 세상의 역겨움에 코를 막고 밥 냄새의 고요를 지각한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분노에서 입을 닫아 무지개같은 고요를 감각한다. 주목되는 것은 시인은 자신이 오감을 정지하고 내면으로 체감하는 교요를 “복숭아 꽃보라 춤사위” “밥 냄새” “무지개”같은 매우 신선한 이미지로 형상화한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세상의 소란을 자신의 정신적 수양을 통하여 정화할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교화하므로 서 공고한 문학적 위의를 구축하고 있어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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