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보다 기대'…백신 접종 한국 시민들 "자유로운 일상 회복 희망"

"설레는 마음으로 접종…독감 예방접종보다 통증 덜해"

 전남 화순 암환자 4명 등 이날 하루 전국서 5266명 접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벗어나 일상 회복의 기대감 속에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됐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402일 만이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호 백신(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자로 나선 시민들은 감염병 사태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일상을 희망했다. 부작용 걱정보다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경기 용인시 1호 접종자인 곽세근씨(59·흥덕우리요양병원 입소자)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코로나19를 극복해 마스크 없이 마음껏 숨 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오전 9시 접종에 임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부작용 등을 걱정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는 "주사를 맞으니 마음이 놓인다. 지난달 27일 병원에 입원한 뒤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보고 싶다"며 "하루빨리 백신 접종이 완료되고 코로나가 종식돼 모두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광명시보건소에서 접종을 마친 지역 요양시설 관계자도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광명시 1호 접종자인 강경희씨(52)는 "(백신에 대한)기대가 컸고 기쁘게 맞으러 나왔다.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서로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1호 접종자인 최창락 왕십리휴요양병원 원장은 "백신 접종은 엄청난 혜택"이라며 흔쾌히 접종에 임했다.

그는 "백신을 안 맞거나 늦게 맞아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본인, 가족, 사회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에 비하면 엄청나게 좋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랑구보선소에서 접종을 받은 이순단씨(63)는 "이틀 정도 고민하다 1호 접종자를 자원했으나 솔직히 어젯밤에 걱정도 많이 했고 맞기 전에도 떨렸는데 이제 괜찮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씨는 "요양보호사로서 백신을 맞아 어르신에게 더 가까이 가 모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이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 1호로 맞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26일 오전 전남 화순군 푸른솔요양병원에서 입소자와 의료진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2021.2.2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전남 화순에서는 암환자 4명(푸른솔요양병원 입소자)이 백신을 접종했다. 6년째 유방암 투병생활을 이어온 박혜순씨를 비롯한 요양원 입소자 4명이 그 주인공. 이들의 접종은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진행됐다.

박씨는 "접종을 받으라고 하니 처음에는 약간 불안한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맞고 나니 한결 편안하다"며 "접종하고 나니 기분이 좋다. 희망이 생기고 일상으로 조만간 돌아갈 수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1호 접종자인 김영숙 창원 다솜노인복지센터 사무국장(62)은 "지난 1년 넘는 시간을 돌아보면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라며 "나부터 백신을 맞고 괜찮아진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역당국에서 발급한 예방접종증명서를 받아든 그는 "작년 독감예방주사와 느낌이 비슷하다. 전혀 아프지 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남 1호 접종자인 김대용 여수한국요양병원 대표(44)도 "설레는 마음으로 접종을 기다렸다"며 "그동안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모두가 모이고 함께 살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기만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안 호서노인전문요양원에서는 보건소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첫 접종자는 이 요양원에서 12년을 근무한 이상례 요양보호사(54)다. 이씨는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해 어제 보건소와 백신 접종에 대해 충분히 상담도 했고, 요양원 종사자이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께 접종을 마친 김원천 요양원장은 "어르신들도, 보호자들도 지난 1년동안 서로 보지 못해 다들 고생이 많았다"며 "올해 설날에도 창문 넘어로만 세배를 하고 뒤돌아서야했다"고 회상한 뒤 "감기주사보다는 통증이 덜했던 것 같다. 어르신과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때가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백신접종을 마친 시민들은 30분가량 휴식을 취하며, 이상 반응 여부를 체크한 뒤 귀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 광주 북구 비엔날레실버타운 로비에서 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요양시설 종사자 상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2021.2.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방역당국 관계자는 "귀가 후 3시간 동안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 대부분의 이상 반응은 3일 안에 사라지기 때문에 그동안은 유의해야 한다"고 접종시민들에 당부했다.

이어 "심각한 부작용으로 꼽히는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나진 않는 지 잘 살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피부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호흡곤란, 저혈압 증상이 동반된다면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상기했다.

예방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관할 보건소에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질병청에서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 보상심의를 거쳐 보상을 결정한다. 중증 장애를 얻거나 사망 시 백신 연관성이 입증되면 4억3000만원의 보상비가 지급된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보건소, 요양병원 등 1915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행됐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생산한 제품이다.

AZ백신 접종 대상은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 28만9480명이다. 이날 접종 대상자는 요양시설 등 213개 기관 5266명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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