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 오미크론 감염 20% 감소…봉쇄 없이 돌파하나

확진자 급속도로 늘다 소폭 감소·정체

정점 찍고 빠르게 안정된 남아공 사례 따를까…'기대와 우려'

 

영국 런던의 오미크론 확산 상황이 완화 조짐을 보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학자들과 보건당국자들이 런던의 오미크론 확산이 약화하기 시작했다는 잠정적인 징후를 반기고 있다"면서 "추가 규제 없이도 오미크론 유행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일일 코로나19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2만1527명, 사망자는 10명으로, 연말 연휴 직전인 지난달 30일 집계(2만4320명 확진·42명 사망)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역대 최대치인 지난달 22일 약 2만8000명과 비교하면 5분의 1가량 감소했다.

런던은 영국의 오미크론 유행 타격을 가장 먼저 겪은 지역인데, 이제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닐 퍼거슨 임페리얼컬리지런던 교수는 BBC에 출연해 "런던의 18~50세 감염률이 정체됐다는 낙관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면서도 "감염이 떨어졌다고 단언하기엔 좀 이르긴 하다"고 말했다.

퍼거슨 교수는 조심스럽게 언급했지만, 런던의 확진세를 견인한 20~34세 감염이 지난달 20일 이후 3분의 1 이상 줄어든 건 공식 데이터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퍼거슨 교수는 "전염병이 이토록 빠르게 퍼지고, 이렇게 높게 도달한 (감염자) 수치는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감염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런던은 이미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걱정하는 부분은 오미크론이 점차 중증·입원 위험이 높은 고령층으로 퍼지기 시작한 점이다. 80대 이상의 일일 10만 명당 감염률은 지난달 초 11명이었는데, 최근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퍼거슨 교수는 덧붙였다.

오미크론 발견 직후 걷잡을 수 없는 유행을 겪다 빠르게 진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팀 스펙터 킹스컬리지런던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세한 추세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런던의 감염률 하락이 말이 된다"고 봤다.

인구 6000만 규모인 남아공은 지난 11월 말 오미크론을 세계에 처음 보고한 뒤 보름 만에 하루 3만 명 육박하는 확진 건수를 기록했지만, 빠르게 진정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정점을 지났다'는 보고가 나왔다. 월드오미터 기준 최근 3일간 확진자는 3000~8000명 선이다.

스펙터 교수는 "런던의 진정 속도는 델타 때 본 그 어떤 것보다도 빠르다"며 "사람들이 조심했기 때문도 있지만, 직장과 학교로 돌아가도 계속 조심하면 다시 반등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런던의 입원 증가율도 떨어졌다. 종합병원과 구급대 등 기관들로 구성된 국가의료종사자단체(NHS. Providers)의 크리스 홉슨 대표는 "런던의 입원 증가율이 며칠 사이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면서 "입원율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런던보다 조금 늦게 유행이 시작된 그 외 지역이 확산일로를 겪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델타보다 낮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확진자가 치솟는 상황을 방치하는 건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비상대응팀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럽에서처럼 치솟는 확진 건수는 더 위험한 새 변이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개별적으로만 볼 때는 오미크론이 델타에 비해 입원율이 낮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치솟는 확진 건수 때문에 더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압디 마하무드 WHO 사고관리팀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증거가 많고, 일부 지역에선 확진 건수와 사망률 사이에 디커플링이 보인다"면서도 "확진자 수치는 낮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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