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미국 최대 노조 탄생 초읽기

아마존, 노동관계위원회 ‘15분 규칙’ 폐지 권고에 합의

노동관계위 “노동자 집단행동 방해 않는 중요한 약속”

아마존, 물류센터 100만 종사자 전원에 합의문 공개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첫 노동조합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만일 아마존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1994년 창사 이래 ‘무노조 경영’ 기치가 꺾이는 것이다. 최근 창사 50년 만에 첫 노조가 탄생한 스타벅스에 이어 미국 거대 기업 사이에서 노조 설립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의 노동위원회 격인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23일 아마존과 전국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이 보다 수월하게 노조 설립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앨라배마주 배서머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의 노조 설립 찬반 투표 결과에 대해 사측의 사전 방해 행위를 인정, 재투표를 결정했었다. 이번엔 사측의 방해 행위를 걷어내는 조치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날 타결된 합의문을 보면, 아마존은 악명높은 이른바 ‘15분 규칙’을 없애는데 동의했다. 이는 직원이 직장 내 휴게실, 공원 같은 근무 이외 지역에서 근무 이외 시간에 15분 이상 머무르지 못하도록 한 사내 규정이다. 직원의 단체 행동 모의를 방해하려는 취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마존은 또 직원들이 동료와 근무 외 시간에 대화하는 이유와 그 내용에 관해 일절 묻지 않기로 했다.

아마존은 합의에 따라 직원이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미국 내 모든 사업장과 ‘AtoZ 아마존’으로 불리는 사내 앱, 이메일 등을 통해 올 3월 22일 이후 근무한 모든 종사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이번 합의는 뉴욕주 시카고와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이 회사가 노동자의 단체 결성 권한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정 신청한 6건에 관한 것이다. 노동관계위에 제기된 아마존의 부당노동행위 조정 신청건은 팬데믹 이후 75건에 이른다.

제니퍼 어부르조 노동관계위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는 아마존이 미국 전역의 수백만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이나 다른 단체 행동을 함으로써 그들의 일터를 개선하려는 집단 행동을 할 권리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한 중요한 약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종전 개별 조정 사례와 달리 전국 아마존 물류센터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은 100만 명 가량이며, 미국 내 직원만 75만명에 이른다. 전세계 직원 수는 15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마존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근로자들의 요구 사항이 종전과 다른 양상으로 바뀌고, 이른 바 ‘대 퇴직’ 행렬이 잇따르면서 높은 이직률에 시달렸다. 이번 분기에만 40억 달러를 인력 부족 해결에 쏟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앨라배마 베서머 물류센터에서 노조 결성 재투표 외에도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물류센터에서도 노조 결성 투표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2~3월에 아마존의 앨라배마주 베서머 물류센터 직원들은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했으나 반대 71%, 찬성 29%로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이 노조 반대 포스터를 붙이는 등 반대 투표를 종용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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