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동네 높은 접종률"…미국 코로나 백신도 인종차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5개 대도시 데이터 분석 결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인종차별적인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의 5개 대도시(시카고·워싱턴·볼티모어·시애틀·뉴욕)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팬데믹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미국의 나머지 지역들보다 더 느린 속도로 접종을 받고 있다며 "이는 예방 접종에도 심각한 인종차별이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구찌 매장과 현대 미술관이 있는 곳의 주민들은 매우 높은 예방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지역의 70% 이상은 백인이고 평균 가구 소득은 10만7000달러(약 1억1839만원)로 집계됐다.

이곳은 주민 10만명 중 단지 40명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으며 그중 약 24%가 첫 번째 백신 접종을 받았다.

반면 남쪽으로 16마일(25.7km) 떨어진 로즈랜드가 포함된 지역의 90% 이상은 흑인이며 평균 가구 소득은 4만1000달러(약 4536만원)이다. 코로나19로 10만명 중 279명이 사망했고 주민의 단지 6%만이 백신의 첫 번째 접종을 받았다.

시카고의 인구통계학자 롭 패럴은 "시카고의 모든 지도는 인종차별의 지도"라며 "가장 큰 문제는 시카고의 자원에 대한 접근이 인종에 의해 계속해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 지도에서 '식료품점에서 공원까지' 더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은 주로 백인이 있는 노스사이드나 시내였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을 갖고 있는 곳은 남쪽과 서쪽에 있는 대다수 흑인 지역이었다.

워싱턴에서도 백인이 많고 부유한 북서쪽 지역민들이 지금까지 많은 접종을 받았고 대다수 흑인 지역에서는 불균형적으로 높은 감염 사례들과 사망이 있었음에도 접종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볼티모어 또한 가장 높은 예방 접종 비율을 가진 지역의 대부분이 북쪽과 남쪽에 있는 부유한 백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시애틀 북동부는 높은 예방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 지역보다 많은 비백인과 이민자들이 있는 카운티 남부의 도시들은 접종에 뒤처졌다.

뉴욕시도 현재 대다수 백인 거주자들의 평균 첫 번째 백신 접종률이 6%였고 흑인들은 4%, 라틴계도 4%였다.

일각에선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온라인에 입력했다가 구금이나 추방으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시카고 대학의 의과대학 교수인 윌리엄 파커는 "만약 노스사이드보다 사우스사이드의 (코로나19) 사망률이 5배 더 높다면 백신 공급량 또한 5배를 받아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숫자에 관한 것이 아니다. 노스사이드에 집중하면 시카고에서 (백신 접종) 숫자는 빨리 올릴 수 있겠지만 불균형을 완화하는 측면에선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이 난 곳에 물을 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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