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서 불똥 튄 '빈곤 포르노'…여야 공방에 윤리위 제소까지

김건희 행보 놓고 여야 대치 격화…與, 발언 당사자 장경태 제소

김기현 "무조건 김건희 씹어야 속 풀리냐"…고민정 "쇼윈도 영부인 같아"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 중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정치권에서 '빈곤 포르노' 공방으로 번졌다.  

사건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경태 의원이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하고, 이튿날(12일)에는 14세 심장 질환 아동의 집을 찾은 것을 두고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부터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유래없는 '대통령 부인 스토킹' 정당이 됐다"며 "하는 짓이 다 막말 아니면 가짜뉴스, 거짓말에 대선불복 선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영부인의 순수한 봉사활동을 폄훼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의 일이라면 무조건 비난부터 하는 민주당의 삐뚤어진 심보가 드러났다"라며 "빈곤포르노 표현 자체가 인격 모욕적으고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했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김건희 여사를 향해 '빈곤 포르노' 발언을 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승인을 받아 장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의원은 16일 BBS 라디오에서 "무작정 김 여사에 대해서는 공격해야 한다고 하는 터무니없는 신화에 잡혀 있는 사람들의 망동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도대체 민주당 의원들은 김 여사를 씹어줘야만 속이 풀리는 것인지 참 기가 막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서는 찬가를 불러대지 않았나"고 꼬집었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을 유도하기 위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국민의힘측은 대통령 부인이 도움이 필요한 심장병 어린이를 안고 사회적 관심을 이끄는 모습을 놓고 '빈곤 포르노'로 폄훼하며 정쟁의 도구로 삼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민주당이 '포르노'를 연상시킬 수 있는 용어를 악용했다면서 그 '의도성'을 문제 삼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장경태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여성의원들은 "여성혐오와 아동비하로 휴머니즘 파괴에 이른 저주와 타락의 장경태는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오히려 민주당이야말로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을 화보 촬영처럼 진행해왔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성명서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행보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면 오드리 햅번, 안젤리나 졸리, 김혜자, 정우성은 포르노 배우인가, 유니세프와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구호활동 단체는 포르노 단체냐"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예시를 든 국내외 배우들은 세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힘 쓴 인물들이다.

반면 논란 당사자인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는 사전적 용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장 의원을 적극 엄호하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는 사전적·학술적 용어"라고 반박하면서 이날 국민의힘이 자신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것에 대해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이 제소 요건이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절대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KBS 라디오에서 김 여사를 향해 "영부인이 되신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계속 이러는 걸 보면 쇼윈도 영부인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더라"며 "정부·여당에서도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팔짱을 낀 것에 대해서는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가 프놈펜 의료원을 방문한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소아 환자와 대화를 나눈 것을 지적하면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이도훈 외교부 차관에게 "김 여사의 노(No)마스크 문제는 없느냐", "외교부 차원에서 사전에 캄보디아 당국, 의료원에 양해를 구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빈곤 포르노 발언과 관련해 "김 여사가 만약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는 있겠다"면서도 "당사자 의사도 없이 제3자들(국민의힘)이 본인들이 불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이 '빈곤 포르노' 발언을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 안에 어떤 반여성적인 의미가 있는지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본인들이 설명 못 할 것이다. 이 단어 자체가 사전적 또 여러 학술적 용어"라고 반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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