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시진핑, 발리서 첫 회담…한중 긴밀소통·관계 강화 공감

尹 "北 위협 고조, 中 역할 기대…성숙한 한중 관계 협력해야"

習 "진정한 다자주의, 한중 공급망 안정 중요"…美 '칩4' 견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긴장해소 및 양국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중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 2019년 12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양자 회담 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때인 지난 3월 시 주석과 25분간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은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11분(현지시간·한국시간 6시11분)부터 오후 5시36분(한국시간 6시36분)까지 25분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간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며 관계 강화에 뜻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상호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관계'를 강조했고, 시 주석은 떼려야 뗄 수 없은 파트너로 양국 관계를 규정했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한중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양국은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과 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G20 등 다자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와 대중 견제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일 3국 공조를 경계하는 측면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데 공감했다"며 "경제 교류, 인적 교류를 포함해서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 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 발전 방향, 한반도 문제, 역내·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한중관계 발전 방향과 관련해 두 정상은 한중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음을 평가하고,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하여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고위급 대화의 활성화에 공감을 표하고 한중 양국 간 '1.5 트랙 대화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해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밝혔다.

한반도 긴장 해소 방안과 관련,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제안했던 '담대한 구상'에 대해 시 주석은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면서도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시 주석은 또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25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뉴스1 자료사진, AFP) 2022.3.25/뉴스1

양 정상은 양국 교류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시 주석도 "한중 국민들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다만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 다시 한번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와 대중 견제 정책을 경계했다. 시 주석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칩4'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국간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원활한 글로벌 공급망"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협력의 정치화"와 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결 지으려는 "범 안보화"에 대해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칩4'는 반도체 공급망 협업을 확대·강화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협의체로, 반도체 개발과 생산 분야 등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 일본이 참여 대상이다. 이로 인해 '칩4 회의'를 놓고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용 반도체 동맹 회의가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시 주석은 또한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실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전반적인 국면을 수호할 의향이 있다"고 며 "한국과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상호보완성이 높기 때문에 발전전략의 연계를 추진해 양국의 발전과 번영을 실현해야 한다.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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