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농협 연 5% 넘어…세금 떼면 423만원, 매달 35만원 이자

기준금리 인상 영향…은행으로 돈 몰리는 '역머니무브' 가속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연 5%를 넘어섰다. 그동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에선 5% 이상 이자를 주는 곳이 있었지만, 이젠 시중은행에서도 5%대 예금이자가 본격화된 것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쏠쏠하게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대거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도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대표 예금인 'KB STAR 정기예금'은 이날부터 1년 만기 기준 연 5.01%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은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주 4.96%에서 이번 주 5%대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전날 '우리 WON플러스 예금' 1년 만기 상품에 연 5.18%를 적용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5%를 넘었다. 매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상품으로, 주말에도 금리가 변동되면서 올랐다. 다만 이날 기준으론 연 4.98%로 내려갔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이날부터 1년 만기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도 시장금리와 연동돼 금리가 오른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금리가 연 4.85%로 5%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5%대가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은행 예금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기준금리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1%p가량 끌어올렸다. 최근 자금시장 경색 우려로 은행채 발행이 제한되면서, 수신 의존도가 커진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수신경쟁에 나선 영향도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 은행에 1억원을 맡겼을 때 연이자가 500만원에 달한다. 이자과세(15.4%)를 떼더라도 423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매달 이자가 35만원이 넘는다. 예치금액이 2억원이면 연이자는 846만원(매월 70만5000원), 3억원은 1269만원(매월 105만원)으로 늘어난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자본시장으로 쏠렸던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한 달에만 56조2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정기예금 증가액은 무려 187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33조원)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늘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