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공개석상 첫 사과…尹 "대통령으로서 죄송한 마음"

고위 관계자 "사고 이후 대통령 늘 무겁고 죄송한 마음"

이태원 사고 추모 위령법회 참석…"비극 재발 않도록 최선"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을 쓰며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사과했다. 국가 애도 기간 종료를 하루 앞두고 윤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추모 위령법회' 추도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사랑하는 아들딸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이 마주한 슬픔 앞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그 어떤 말로도 슬픔을 대신할 말이 없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1일 희생자 빈소를 찾아 "죄송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개석상에서 이뤄졌던 것은 아니었다.

앞서 이태원 참사 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이 줄줄이 사과하기도 했다. 경찰의 늑장 대응 등이 드러나며 정부 책임론이 일기도 했고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3일)까지 (대통령이) 네 번째 분향소를 찾아갔다고 하는데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윤 대통령은 과연 언제까지 버티고 사과를 안 할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이리저리 머리 굴리지 말고 즉각 사과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건국대에서 특강을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표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겠나. 대통령의 결단이 하루하루 자꾸 늦어질수록 민심과 멀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도 더욱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정한 국가 애도 기간 종료를 앞에 두고 직접 사과를 하면서 향후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국민 생명에 관한 한 정부는 무한 책임, 공직자는 그 점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유족에게도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하신 바 있다"며 "사고 이후 대통령은 늘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었다. 오늘 공개석상인 위령제를 통해 거듭 대통령의 비통한 심경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와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며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분들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다. 저와 정부는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