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우유' 인상 자제 당부한다지만…1L '3000원' 인상 현실화 우려

우유 인상 신호탄으로 빵·아이스크림 가격까지 '밀크플레이션' 우려↑

정부 "음용유 소비 위축으로 대폭 인상 어려울 것…업계에 인상 자제 당부"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原乳)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유 1리터의 소비자가격 '3000원'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으로 관련 유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어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전날(3일)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을 리터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원유가격 인상이 당초 8월에서 11월로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 지급해 실질적으로 리터당 52원을 인상한 999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으로 106원이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 106원 인상 △2014~2015년 동결 △2016년 18원 인하 △2017년 동결 △2018년 4원 인상 △2019년 동결 △2020년 21원 인상 △2021년 1년 유예 등을 거쳐 올해에는 최대 52원의 인상이 이뤄졌다.  

그동안 원유 가격이 확정되면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 인상을 줄줄이 단행해온 점을 볼 때, 이번에도 소비자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다.

통상적으로 우유 소비자가격이 원유 가격 인상분의 10배로 적용되는 만큼, 이번 인상 가격을 볼 때 최소 400원 후반에서 500원 사이의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 인상 됐을 때도 흰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150원~200원가량 오른 바 있다.

우유 가격 상승은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물가 상황 속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실제 유업체들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달부터 발효유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고, 두유 제품과 치즈 제품에 대해서도 각각 평균 14%, 15% 인상한다. 서울우유도 지난달 체다 치즈와 피자 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40여종의 가격을 약 20% 올린 바 있고, 매일유업도 컵커피 제품 14종의 가격을 최대 11%까지 올렸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으로 업계에서는 우윳값 인상과 관련해 제품 용량이나 인상폭 조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유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진 만큼 우유 가격 인상도 검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우유 소비자가격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소비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상 자제' 요청 등을 당부하고 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인상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멸균유 수입이 3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음용유 소비도 줄고 있어 유업체에서 큰 폭의 유제품 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간담회 등을 통해 유업체와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흰 우유 같은 경우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치즈와 같은) 가공제품 역시 이미 인상을 한 바 있는 만큼, 인상폭 최소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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