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은 왜 辛라면이 됐나"…신춘호 회장의 말말말

[신춘호 별세]성 이용? "매우니까 간결하게 '매울 辛(신)'으로"

"한국 라면 일본과 다른 주식, 한국의 맛 온전히 세계에"

"농심 브랜드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 얼큰한 맛을 순화시키지도 말고 포장 디자인도 바꾸지 말자. 최고의 품질인 만큼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확보하자. 한국의 맛을 온전히 세계에 전하는 것이다."(1990년대 해외 수출 본격화 당시)


27일, 92세의 나이로 별세한 율촌(栗村)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자가 식품산업 투신 초기에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들어갈 당시 식품업계에 투신해 반세기 만에 2조원 회사를 일궜다.

신 회장은 평소 주주총회 등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은둔의 경영자'였다. 하지만 제품 개발과 임직원에 대해선 애정 어린 다양한 말들을 남겼다. 다음은 신 회장의 주요 어록들이다.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하므로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한다. 이런 제품이라면 우리의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범국가적인 혼분식 장려운동도 있으니 사업전망도 밝다." (1965년 창업당시 라면시장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저의 성(姓)을 이용해 라면 팔아보자는 게 아닙니다. 매우니까 간결하게 '매울 辛(신)'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1986년 신라면을 출시하며)

△"원재료를 강조한 새우깡이나, 감자깡, 고구마깡 등이 있고, 이 제품도 다르지 않으니 옥수수깡이 좋겠다."(2020년 10월 옥수수깡 출시 당시)

△"농심 브랜드를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 얼큰한 맛을 순화 시키지도 말고 포장 디자인도 바꾸지 말자. 최고의 품질인 만큼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확보하자. 한국의 맛을 온전히 세계에 전하는 것이다."

△"식품도 명품만 팔리는 시대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2010년초 회사에서)

△"돌이켜보면 시작부터 참 어렵게 꾸려왔다. 밀가루 반죽과 씨름하고 한여름 가마솥 옆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내 손으로 만들고 이름까지 지었으니 농심의 라면과 스낵은 다 내 자식같다. 배가 고파 고통받던 시절, 내가 하는 라면사업이 국가적인 과제 해결에 미력이나마 보탰다는 자부심을 가져본다. 산업화 과정의 대열에서 우리 농심도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는 세계시장을 무대로 우리의 발걸음을 다그치고 있다. 우리의 농심가족들이 나는 정말 자랑스럽다. 쌓아온 소중한 경험과 힘을,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순수하고 정직한 농부의 마음으로, 식품에 대한 사명감을 가슴에 새기면서 세계로 나아가자" (저서 '철학을 가진 쟁이는 행복하다'중)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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