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與 '퇴장' 속 국회 본회의 통과

與 "국정 발목잡기 중단" 피케팅…"文 혼밥 땐 뭐했나" 퇴장

野 "욕은 尹이 하고 與 방송국 겁박…이게 공정과 상식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현행 헌법체제(1987년) 이후 4번째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재적 의원이 과반 동의해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은 지난 27일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 전반의 책임을 물으며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발의했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윤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에 미칠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다음 주부터 줄줄이 예정된 국정감사와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해임건의안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참배 취소 △한일 정상회담 '굴욕외교' 논란 △한미 정상 '48초' 조우와 미 의회 및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적절 발언 등을 외교 실패 사례로 꼽았다.

이를 둔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힘자랑"이라고 반발한 반면 민주당은 "충분히 기회를 줬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반민주 반의회 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피케팅에 나서며 항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장관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위법이나 불법이 있었다면 탄핵소추를 했을 것"이라며 "본회의에서 첨예하게 대립되는 안건의 일방적인 상정은 국회사에 전무후무한 일로 자신이 없으니까 해임 건의했다. 의회 폭거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서 10개 중 8개를 혼밥(혼자서 밥먹기)할 때 무엇을 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바로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반쪽' 표결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

반면 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번 건의안은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외교가 참배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정상외교, 빈손외교, 막말외교, 48초 만남에 그쳤다는 국민들의 엄정한 평가를 국회가 시행하는 조처"라며 "박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를 언급하자 국민의힘은 돌격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내팽개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언론을 겁박했다. 욕은 대통령이 해놓고 방송국을 겁박하는 게 공정이고 상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박 장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제 입장은 이미 말씀드렸고, 변화가 없다"며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회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건 헌정사상 7번째이자 '강제 해임' 규정이 삭제된 현행 헌법체제(87년 체제) 이후로는 4번째 사례다. 87년 체제 이전 헌법은 국회가 해임안을 의결하면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해임해야 했다.

다만 현행 헌법상 국회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가결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는데 박 전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았다.

다만 87년 체제 이후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년)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은 모두 스스로 직에서 물러난 만큼 이날 의결된 해임건의안은 윤 대통령과 박 장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상정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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