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개편 후폭풍?…'질문'에 위축된 대통령실

대통령실 수석~행정관급 두루 언론 접촉 자제 분위기

대변인실 브리핑·尹도어스테핑 횟수 급감…쌍방향 소통 기조 옅어지나

 

새 정부 출범 5개월차를 맞은 용산 대통령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고강도 내부 감찰과 인사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이같은 작업이 '보안 사고'와 연관돼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수시 인사 검증 기조에 따라 내부 감찰과 인적 쇄신을 5년 내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석비서관·비서관 등 고위급 개편은 상대적 소폭으로 단기간 내 마무리될 전망인 반면 대통령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행정관급 이하 실무진은 항상 감찰의 대상에 올라있는 셈이다.

이는 일부 어공(정무직 공무원)들의 내부 정보 유출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뉴스1에 "왜 인사 개편이 늘공(직업 공무원)이 아니고 어공에 집중돼 있냐는 불만이 많지만 그런 일(보안 유출)이 주로 국회의원실 출신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9일 첫 인사위원회를 열고 내부 정보를 유출한 직원 관리 책임을 물어 한 비서관을 면직처리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언론 접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실장급·수석급·비서관급 취재원들과의 전화 통화가 부쩍 어려워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언론과의 소통을 늘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참모들이 전방위적 접촉에 나섰던 지난 7월의 상황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한 행정관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장 내 옆에 앉은 사람이, 나 스스로도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가급적 (언론과의 식사)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하고, 이미 잡힌 약속도 몇 개는 취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각종 논란을 타개하는 방식 역시 언론과의 쌍방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입장 표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홍보라인이 교체되기 전인 지난달까지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거의 매일 언론과의 브리핑을 진행했지만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 2기 홍보라인이 들어선 이후로는 기조가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평일(8월29~9월2일) 브리핑은 이틀(8월30·9월2일)동안 생략됐다. 대신 대변인실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 장신구 대여 논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녹취록 보도에 반박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지만 취재진과의 직접적인 질의응답은 피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 횟수와 내용도 지난 여름 휴가를 기점으로 확연히 줄었다.

지난달 16일부터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으로 도어스테핑을 시작했고 언론의 질문은 주로 1~2개를 받는 데 그쳤다. 7월까지는 보통 일주일에 3~4번꼴로 진행하던 도어스테핑도 8월 들어서는 1~2번으로 줄었다.

결국 대통령실 전체가 근본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식 중 하나로 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잦아진 탓이라고 설명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민생 위기가 심각한 만큼 대통령실의 정책·홍보 역량이 그쪽으로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그런 맥락으로 이해해달라"며 "도어스테핑은 대통령의 오전 외부 일정이 없을 때만 진행해왔다. 언론 소통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원칙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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