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보다 심각"…'낙폭 최대' 수도권 집값 쌓이는 '하락악재'

10년만에 가장 큰 내림폭…"급매 거래가 곧 시세로"

집값 반등 요소 없어…"대출 풀어도 집 안 사"

 

사상 첫 4차례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등의 영향으로 전국 집값의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수도권은 10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던 몇몇 지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거란 신호, 집값이 빠질 만큼 빠졌다는 판단,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같은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매수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현재의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5% 하락하며 17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주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전북(-0.01%)과 강원(-0.02%)까지 꺾이면서 17개 지역 아파트값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0.11%)보다 낙폭이 커진 -0.13%로 집계됐다. 하락폭으로는 2019년 1월28일(-0.14%) 조사 이후 약 3년7개월 만에 가장 크다.

추가 금리 인상에다가 집값이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거래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시세보다 가격을 크게 낮춘 '초급매' 위주의 간헐적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면서 내림폭이 확대했다.

이번 주에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지역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도봉구(-0.27%)는 쌍문·방학·창동 위주로, 노원구(-0.25%)는 공릉·상계·월계동 위주로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고, 강북구(-0.20%)도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현대 전용 84㎡는 지난달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9월 신고가(8억9700만원)보다 1억700만원 떨어졌다.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 전용 88㎡는 지난달 8억8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1년 전 신고가(11억원)보다 2억2000만원 하락했다.

 

특히 인천(-0.29%)과 경기(-0.21%)의 낙폭도 확대하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0% 하락했다. 2012년 9월11일(-0.22%) 이후 약 10년만에 가장 큰 내림폭을 보였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은 수도권발 하락세"라며 "지난 정부 때 가격이 크게 오른 충청권과 공급과잉 상황에 놓인 대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 하락폭이 수도권만큼은 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 통계에서도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하락하고, 고가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와 강동구의 내림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기 신도시의 경우 특별법 지연 실망에 하락폭이 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금리는 집값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과 11월 2차례 남았다. 0.25%포인트(p) 상승 기조가 유지되면 2012년 7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 시대를 맞게 된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결정이 시장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39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는 것처럼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집값을 반등시킬 만한 요인도 없어 현재와 같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영끌 트라우마를 본 MZ세대는 대출규제가 풀렸다 하더라도 집을 사려 하지 않고, 1주택자들은 대출규제에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취득세 중과 문제가 있다"며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하게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