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공포'에 서울도 수도권도…집값 '하락일로' 계속된다

서울 아파트값 13주째 하락…수도권 약 10년만에 낙폭 최대

"대출 부담으로 수요 위축"…"재개발·재건축 타격 가능성"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4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매수심리 위축과 거래절벽으로 대표되는 현 부동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다가 집값이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거래가뭄 현상은 더욱 굳어지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세보다 가격을 크게 낮춘 '초급매' 위주로 거래가 드물게 이뤄지는데, 이 가격이 시세가 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1% 하락하면서 2019년 3월4일(-0.11%) 조사 이후 약 3년반 만에 가장 큰 내림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다섯째주 -0.01%로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점점 키우면서 13주째 하락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0.23%), 도봉구(-0.22%), 성북구(-0.21%)의 하락폭이 늘었고, 강남권에서는 금천구(-0.11%), 송파구(-0.10%), 영등포구(-0.10%), 관악구(-0.09%) 등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집값 하락기에도 보합으로 버티던 서초구(-0.02%)와 용산구(-0.02%)도 낙폭을 키우며 2주째 하락하면서, 서울은 2주 연속 25개구 전역에 걸쳐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락장이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변 주택 가격 조정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단지도 수익성이 별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8% 하락하며 2013년 1월14일(-0.19%) 이후 약 9년7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폭을 보였다.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수립이 미뤄지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꺾인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실제 분당과 일산의 집값 하락폭은 2배가량 커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거래량이 줄고 집값이 하락하는 데는 마스터플랜 지연 논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매각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부동산R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하고, 1기 신도시는 특별법 지연 실망에 하락폭이 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장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는 16주째 악화하며 3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아파트 거래량도 쪼그라들고 있다. 7월 서울 아파트 매수 신고는 아직 633건에 불과해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벼락거지가 되는 불안감에 영끌했더니 하우스푸어가 됐다'는 하소연도 터져 나오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에 빚을 끌어다 쓴 2030세대 영끌족은 잇따른 금리 인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올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르면 대출금리는 7~8%까지 오를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대출 부담으로 수요 위축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작아지거나, 거래량이 평년 수준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지금의 약세 국면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과 경착륙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지금과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다. 당장 집값을 반등시킬 만한 요인도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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