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원전 13년 만에 '축포'…이집트 엘다바 3조 사업 따냈다

尹정부 첫 '원전 세일즈'…UAE 바라카 이후 대규모 성과

우크라전 불확실성 속 범정부 합심…아프리카 진출 의미도

 

국부창출을 위한 전략의 하나로 '원전 세일즈'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9년 우리나라가 중동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바라카 원전을 첫 수출한 데 이어 13년 만에 이뤄낸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5일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는 이집트 카이로 북서쪽 300㎞ 엘다바 지역에 1200㎿급 원전 4기를 짓는 것으로,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ASE사(러 로사톰 주식회사)가 수주한 건설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원전 노형이 아닌 원전 건설 시 활용되는 기자재 공급과 발전부문의 터빈 시공에 참여하게 된다.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등의 핵심시설이 배치된 하나의 대형구조물과 외부보조시설로 구성되는데, 한수원은 보조시설인 터빈 건물부터 연관된 환경설비나 가스설비, 냉동기 수처리기와 관련한 옥외구조물까지 시공을 맡는다.  

한수원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주계약자인 ASE사와 이 같은 내용의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의 전체 사업비는 300억달러, 한화 약 40350억원 규모다.

현재 주계약자인 ASE사는 이미 현지서 원자로 노형 건설 공사에 들어간 상태로, 발전부문 터빈 시공을 맡게 된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8월쯤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날 계약을 마무리한 뒤 한수원은 9월부터 국내에서 사업자설명회를 하는 등 국내 원전 관련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100여개 원전관련 업체들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사업인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때와는 달리 주계약자로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13년 만에 해외 원전 건설 수주가 다시 기지개를 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업부 박일준 차관도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원전 생태계가 많이 무너진 측면이 있다"면서 "당장 일감이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 국내 원전업계가 어려워하고 있는데 이번 수주가 다시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의를 뒀다. 

이번 프로젝트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수원은 지난 2017년 주계약자인 러시아 ASE사와 협의를 시작했지만, 지정학적 위기와 사업 불확실성 등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수원은 해당 프로젝트에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가격협상 등 주계약자인 ASE사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대러 국제재제 등 돌발 변수 발생으로 최종 계약까지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러 제재 전면에 선 미국 측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산업부는 이번 수주와 관련, 국제동향 및 이집트 발주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수시로 합동점검에 나서는 등 주무부처로서 내부적인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더해 산업부는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의 정보교류를 통해 일관된 대응 전략을 수립·시행한 끝에 수주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이집트 대통령에게 해당 프로젝트에 우리의 참여 사실을 알리고, 참여 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또 미국에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사전 입장을 조율한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부는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원전 기자재 및 시공업체에 일감 공급 등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장관은 "이번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수출 정책과 연계된 첫 가시적 성과"라고 평가한 뒤 "현 정부 들어 탈원전 폐기를 공식화하고,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원전 정책의 변화와 강력한 수출 추진 의지가 계약 성사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폴란드 등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원전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원전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게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한국수력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를 따냈다"며 "13년 만에 성사된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라고 환영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늘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ASE사와 3조원 규모의 터빈 계통 기자재 공급 등 시공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며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ASE사가 수주한 원전 4기 건설사업에 한수원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 수석은 "이번 수주는 2009년 UAE 이후 13년 만에 성사된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라며 "어려움을 겪는 국내 원전 업체에 새로운 일감을 제공하고 원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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