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출마' 어색했던 吳의 등판…작은 이변 쌓아가며 '뒷심'

당내 기반 강한 나경원 꺾고 경선 승리…국민의힘 후보 선출 뒤 '탄력'

대중적 인지도와 '합리적 보수' 이미지 강점…제1야당 후보 안정감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보수 야권 단일후보로 23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됐다.


국회의원과 재선 서울시장을 하며 정치인으로 안정적 커리어를 쌓아왔던 오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스스로 서울시청에서 나온 뒤 10년 만에 정치적 재기 기회를 갖게 됐다. 

출마 초기만 해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당내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해 상대적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대중적인 인지도와 '합리적 보수' 이미지에 따른 중도 확장성 등이 부각되며 '작은 이변'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오 후보의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판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돼 온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그다지 관심을 나타내지 않아 왔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차기 대선 대신 서울시장으로 선회하는 등 사정 변화가 생기면서 제1야당 후보로서의 오 후보의 등판 여건이 만들어졌다.

안 후보가 출마 선언 이후 이어진 국민의힘 입당 요구를 거부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하자 오 후보는 지난 1월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또는 합당시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달라. 합당을 결단해주시면 더 바람직하다"라고 촉구했다. 시한으로는 "17일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같은 날 안 후보는 뉴스1에 "그게 출마 선언이냐"며 오 후보 제안을 일축했다. 당내 경쟁자들 역시 '조건부' 출마에 대한 혹평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자신이 제시했던 17일까지 기다린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내 경선 과정도 쉽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오 후보를 비롯해 14명이 서울시장 후보에 지원했고, 이 중 예비경선을 거쳐 오세훈, 나경원, 오신환, 조은희 4명의 후보가 본경선을 치렀다. 

당초 당내 경선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당내 기반이 강한 나경원 전 의원의 강세가 예상됐으나, 오 후보는 당원 투표가 20% 반영되는 예비경선과 달리 일반 시민 여론조사 100%로 진행된 본경선에서 뒷심을 발휘해 이달 4일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당초 안 후보는 '안철수 바람'으로 불릴 만큼 출마 선언 직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후 차츰 정체를 겪긴 했지만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던 이달 초까지만 해도 안 후보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 선출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시간이 갈수록 제1야당 후보로서의 강점이 부각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더니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크게 따돌리는 것은 물론 안 후보와 박 후보의 양자대결 못지 않은 격차를 보이며 경쟁력에서도 안 후보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 양자대결에서도 접전이 펼쳐지기 시작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오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양측은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애초 두 후보는 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19일 단일 후보 결정에 합의했으나 유선전화 비율 10%(국민의힘), 무선전화 100%(국민의당), 경쟁력-적합도 조사 방식 등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다 약속했던 기한을 넘겨 각자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이후 공식선거운동 전 단일화하는 데 합의하고 서로가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양보 경쟁'을 벌인 끝에 100% 무선전화로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묻는 여론조사에 합의, 전날(22일)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이날 오 후보는 한달 보름의 여정 끝에 '보수 야권 단일후보'라는 중간 기착지에 안착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