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건강정보] 만성 골수성 백혈병, 불치병 아니다…"치료약 복용 중요"

혈액암 중의 하나인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최근 장기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고, 충실히 약을 섭취할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 다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병을 인지하지 쉽지 않아,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기까지 아까운 시간을 흘러보내게 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정옥 교수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 건강검진서 '우연히' 발견…피로감, 식욕 부진 느낀다면 의심 

우리 몸의 혈액 세포는 노화되면 없어지고, 다시 새로운 세포들로 대체되기를 반복하며 기능을 유지한다. 이때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상 세포를 조혈모세포라고 하는데, 조혈모세포는 주로 뼛속의 골수에서 대량 생산되며 혈액을 구성하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으로 분화된다. 

백혈병은 발병 속도와 세포의 악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고, 세포의 기원에 따라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나눌 수 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 혈액암이다.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의 일부 유전자가 절단된 후 서로 자리바꿈을 하면서 '필라델피아 염색체'라는 특징적인 염색체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유전자 변이로 인해 만들어진 BCR-ABL이라는 단백질의 활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혈액 세포가 과다 증식해 백혈구와 혈소판 등이 증가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진단 시 만성기이나,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진행돼 가속기 및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들은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의 이상을 통해 발견하기도 한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혹은 체중 감소 등이 있을 수 있고 비장이 커지면서 좌상 복부 불편함, 복부 팽만 혹은 식사 후 조기 포만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커진 비장을 복부 종괴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받기도 한다.

◇ 장기 생존율 85~90%…치료법은 화학요법 또는 세포 이식

먼저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및 혈소판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단계의 골수구 계열 세포들이 관찰되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의심할 수 있다.

비장 종대는 특징적인 소견이나 진단 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골수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염색체 및 유전자증폭검사로 필라델피아 염색체와 BCR-ABL 유전자의 존재를 확인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한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장기 생존율이 30~40%에 불과한 난치병이었다.

하지만 병의 분자생물학적 발병기전이 밝혀지고, 1998년 표적치료제인 이마티닙(글리벡)이 개발되면서 지금은 장기 생존율이 약 85~90%에 달하는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전환됐다.

표준지침에 따른 치료 반응과 부작용에 대한 엄격한 모니터링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의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치료법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이 있다.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인 경구 표적항암제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표준 치료이다. 1세대 표적항암제 이마타닙(글리벡)에 이어 2세대 표적항암제인 디사티닙(스프라이셀), 닐로티닙(타시그나), 보수티닙(보술리프), 라도티닙(슈펙트)과 3세대 표적항암제인 포나티닙(이클루시그)이 개발됐다. 보수티닙을 제외하고 국내에서도 현재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첫 치료약제는 환자의 나이, 예후 및 기저 질환을 고려해 앞서 언급된 1세대 및 2세대 표적항암제들 중에서 선택하며, 확진 전에 과도한 백혈구 수와 비장종대 등의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하이드록시유리아를 일시적으로 사용한다.

인터페론은 표적치료제 도입 이전에는 많이 사용됐으나, 현재는 임신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만 드물게 사용한다. 1차 표적항암제에 실패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다른 표적항암제로 변경한다. 약제 선택과 변경 시에는 질병의 경과, 치료제의 부작용 및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렇듯 표적항암제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고, 강력한 차세대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많이 감소했다.

하지만 표적항암제 치료에도 가속기 및 급성기로 진행될 경우나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가지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때, 혹은 모든 약제에 불내약성을 가지는 환자들에게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 '완치 가능한 질환'…치료약 복용하며 희망 가져야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치료약제의 충실한 복용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환자 자신과 가족, 의료진이 함께 치료에 잘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치료받을 때 환자의 정서적 안정이 신체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므로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가능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희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양 상태는 질병의 이환율, 사망률, 치료 효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며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비타민 및 무기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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