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늘 수놓은 한국 '블랙이글스'… 세계인 마음 사로잡았다

10년 만에 '리아트' 에어쇼 참가… 최우수상·인기상 수상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하늘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칼군무' 못지않은 압도적 기동을 펼쳐 현지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군사에어쇼 '리아트'(RIAT)에 10년 만에 참가, 우리 공군의 저력을 뽐냈다. 이들은 창의적이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B의 성능을 과시했다.

그 결과, 블랙이글스는 34개국 38개팀이 경합한 이번 에어쇼 공연에서 '최우수상'(The King Hussein Memorial Sword RIAT 2022)과 '인기상'(The 'As the Crows Flies' Trophy)을 수상했다. '블랙이글스'는 지난 2012년 리아트 에어쇼 참가 때도 이 두 상을 받았다.

이날 에어쇼에서 T-50B 기체 8대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지상에서 상황을 지휘·통제하는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대령·공사 47기)과 심규용 대대장(중령·공사 51기)이 조종사들과 무전을 주고받느라 바빠지기 시작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공군 제공)© 뉴스1


8대의 기체는 상공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흰색과 파란색, 빨간색 물감을 찍은 붓처럼 하늘에 크고 아름다운 호(弧)를 그렸다. 이어 이들 기체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의 마지막 가사인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에 맞춰 급강하하며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레인 폴' 기동을 펼쳤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약 25분 간 기동했다. 기동 중엔 2대의 기체가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에 맞춰 흰 연기로 하늘에 하트 모양을 그리자 다른 1대가 먼 하늘에서 쏜살같이 날아와 하트 가운데를 꿰뚫는 큐피드의 화살을 표현했으며, 하늘에 태극 문양을 수놓기도 했다.

블랙이글스는 이번 에어쇼에서 다양한 음악을 활용했다. 팝과 오페라, 영화 '스타워즈' 메인 테마는 물론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노래도 장내에 울려퍼졌다. 공연을 마친 8대의 기체가 차례로 활주로에 착륙하자 관중은 환호성으로 조종사들을 맞이했다.

'1번기' 조종사로 편대를 이끈 양은호 소령(공사 56기)은 "블랙이글스의 경쟁력은 뛰어난 T-50 항공기가 있기 때문이다. 기동성이 정말 좋다"며 "빠른 템포로 에어쇼를 할 수 있고, 전투기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좋아하고 또 즐거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15~17일(현지시간) 진행된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2012년 이어 다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 환호하고 있다.(공군 제공)© 뉴스1


관중들 중엔 블랙이글스 조종사들로부터 사인을 받는 이들도 있었다. K팝을 통해 틈틈이 한글을 공부했다는 현지인 관객 이슬라 러셀은 "친애하는 '검은 독수리', 귀하와 함께하게 돼 영광입니다"는 글이 적힌 편지를 조종사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영국 공군 군악대 청소년 군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에이미 다바나는 "이번 에어쇼에서 본 공연 중 블랙이글스가 가장 좋았다. 사실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보다 더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이글스는 유럽 국가의 비행팀 공연에서 보기 힘든 색다르고 창의적인 기동들을 보여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블랙이글스는 지난 16일엔 버턴어폰트렌트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비 상공에서 추모비행을 펼쳤다. 또 이날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블랙이글스는 18~22일엔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플라이바이'(Fly-By) 편대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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