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앞두고 아파트 '절세매물' 늘어…가격 떨어질까

서울 아파트 매물 한달새 14.6% 증가…세 부담에 매물 속속

상승폭·거래량 줄었지만 가격 하락은 '글쎄'…"시장 숨고르기"

 

공시가격 인상으로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절세매물'로 물량이 적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추세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아파트 통계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5722건으로 한 달 전(2월18일)보다 14.6%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매물도 같은 기간 14.2% 늘어 29만731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구 전역에서 매물이 쌓였다. 도봉구가 25.1%로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노원구(23.5%), 서대문구(22.5%), 은평구(22.4%), 동대문구(21.6%), 중랑구(2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매물 증가 폭은 서초구(7.4%)와 용산구(5.8%)가 가장 작았다.

시장은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풀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공시가격이 발표된 16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1043건 늘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매기는 시점인 6월1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0%포인트(p) 올라간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늦어도 4월까진 매물을 내놓고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당분간 '절세 매물'이 더 풀리면서 시장에 매물은 쌓일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량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7520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절반 수준(3390건)으로 뚝 떨어졌다. 18일 기준으로 3월 거래량은 484건에 불과하다.

신학기 입주 수요가 마무리된 데다, 2·4 공급대책 이후로 물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금리가 상승한 점도 아파트 거래량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도 지난주보다 0.01%p 줄어든 0.06%를 기록해, 상승세 둔화를 이어갔다. 실거래가 하락 양상도 곳곳에서 보인다. 지난 1월 84㎡ 24억2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쓴 은마아파트는 2월9일 24억원, 3월2일 2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다소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전체적인 아파트값 하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한다.

강남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세 부담은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라 소유주들 대부분은 이전에 증여나 다른 방식으로 처리를 끝냈다"며 "지금 내놓은 분들도 싸게 내놓느니 안 나가면 다시 끌어안겠단 분위라 전체적인 가격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이번 서울 입주 물량이 크게 줄기도 했고, 서울 외곽과 경기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한 매수자 유입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 하락 추세로 전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급등한 집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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