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니면 글쎄"…올해 청약 단지 3.7%만 경쟁률 '세자릿수'

상반기 경쟁률 1등 '억대 로또'로 주목…서울 꼴찌는 '고분양가' 논란

"집값 고점 인식에 금리 인상·대출 규제 자금여력 부족 영향"

 

지난해 분양 단지마다 줄줄이 완판(완전판매)되던 아파트 청약 시장이 올해 들어 싸늘하게 식었다.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시세보다 확실히 저렴한 '로또 단지'가 아니면 섣불리 청약 통장을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는 총 186곳으로 이들 중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7곳(3.76%)에 불과했다.

청약 불패로 불렸던 서울시에서도 수요자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서울시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9.84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61.56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반기 서울에서 10개 단지가 분양을 마쳤으나, 대부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쟁률 세자릿수를 기록한 단지는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에 분양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이 단지 전체 경쟁률은 199.74대 1로 상반기 청약 단지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57가구 일반분양에 1만1385명이 몰렸다. 

반면 강북구 수유동에 공급되는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6.43대 1의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2순위 청약까지 진행했지만, 경쟁률은 4.14대 1로 낮아졌다. 당첨자도 청약을 포기하며 전체 가구의 90%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대형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인 Δ북서울자이폴라리스(34.43대 1) Δ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1단지(23.17대 1) Δ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2단지(23.17대 1) Δ한화 포레나 미아(10.69대 1) 등도 두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집값 고점 인식이 만연한 가운데 단지 분양가에 따라 흥행이 갈렸다고 분석했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는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분양가가 6억5000~67000만원 선이었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포레나 영등포 센트럴' 전용 59㎡는 지난해 5월 1288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청약 당시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며 전용 59㎡ 기준으로 8억원 후반에서 9억원 초반대에 가격이 책정됐다. 세차례 '줍줍'(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미분양이 여전해 최대 15% 할인까지 내세우며 물량 소진에 나선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하락장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안전 마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력이 부족한 수요자가 많아 분양가에 따라 흥행이 갈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세 자릿수 경쟁률로 흥행한 단지 대부분이 로또 청약이었다. 민간아파트 대비 분양가가 수억원 저렴한 공공분양 단지인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189.94대 1), '엘리프세종'(164.04대 1) 등에 청약 대기자들이 몰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청약 시장 분위기가 시들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상제 개편으로 하반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면, 고가점자를 비롯한 대기자들이 청약에 나서며 경쟁률이 오를 수 있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과 전반적인 경기 상황, 시장 불확실성으로 주택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청약 시장이 기대만큼 뜨겁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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