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미 공동의 포괄적 대북전략 마련 필요"…美 "한국과 긴밀히 검토"

文 "비핵화 포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현에 최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한미 각급에서의 협의와 소통을 강조하고, "한미가 공동의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0분간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관련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며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동맹 성공의 모범"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은 한국과 함께 피 흘리며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웠고, 한국이 단기간에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많은 협력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동맹의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 동맹으로서 기후변화, 코로나, 사이버 대테러 등의 글로벌 도전에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 장관에게 '오늘 2+2 회담 결과가 만족했냐'고 물었다. 이에 두 장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각별한 인사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당부 말씀을 전하면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었던 너무나 생산적인 회의였다"고 답했다.

또 두 장관은 이번 방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결심에 따른 것이라 설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양국의 시급한 과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한미 각급에서 수시로 협의와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한미가 함께 공동의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도 한반도 상황에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덮고 있있다고 할 정도로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회고한 뒤, "다행히 양국이 잘 협력해 지금까지 평화를 잘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두 장관도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동맹국인 한국과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두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개최되는 4월 기후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며, 2050 탄소중립 선언한 데 감사를 표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기후정상회의에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밝힌 뒤, 오는 5월 서울 개최 P4G 정상회의와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2021.3.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일 관계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 번영에 매우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도 굳건한 토대가 되는 만큼 양국 관계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두 장관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평가하며 미측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과 두 장관은 미얀마 사태, 중국 관계 등 역내 관심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데 우려하고 있으며, 미얀마 국민들의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과 자유에 대한 억압을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두 장관은 미얀마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관여해 준 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중국 관련해선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나가길 희망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한중 관계의 복잡한 측면을 이해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관계에 대해서도 한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미국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고와 관련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하며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계 희생자에 대한 두 장관의 애도 메시지에 사의를 표했다. 두 장관 역시 애틀란타 사건으로 충격과 분노에 빠져있다며 재차 애도의 뜻을 전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지난 70년간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발전해 온 비결은 공통된 가치와 철학으로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공조 방안을 찾아온 지혜와 전통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맹의 전통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미 동맹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접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전날 블링컨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 장관회담에서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