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풀리자 '보복소비' 폭발…5월 카드 9조 더 긁었다

4월 이후 여가·여행 업종 소비 증가…운송업 전년比 89.3%↑

금리·물가 상승 전망…카드업계 하반기 전망은 '글쎄'

 

지난 5월 국내 카드사의 이용실적이 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여가·여행 업종 등에서 대면활동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엔 금리 상승과 물가 상승 등 경기침체 위기가 맞물리며 소비심리가 위축돼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993000억원으로 전월(903000억원)과 비교해 10.0% 증가했다. 승인건수는 228000만건으로 전월(214000만건) 대비 6.5%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승인액수와 승인건수가 각각 20.7%, 13.9% 증가해 증가폭이 더욱 컸다.

카드승인 액수는 지난 2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1월 856000억원에서 772000억원로 하락한 뒤 3월 862000억원, 4월 90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 4월1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모든 조치 해제 이후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가 활발해지며 카드 지출이 날개를 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인카드의 경우 4월부터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4월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17조원으로 전월 대비 9.0% 늘었는데 5월에는 전월 대비 28.2% 증가한 218000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카드업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회식이나 대면 영업 등 직장인들의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법인카드 매출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소비 밀접 업종에서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나타났다. 특히 항공 운송·여객 등 운수업의 경우 5월 1조2400억원으로 전월(1조800억원) 대비 14.8%, 전년 동월 대비 89.3% 급증했다. 지난 4월 이후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숙박 및 음식점업 역시 5월 131600억원으로 전월(115000억원) 보다 14.4% 카드 사용이 증가했다. 백화점, 차량 연료 등 매출 영향을 받는 도매 및 소매업도 487900억원을 기록해 전월 보다 4.4% 늘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1조69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2% 증가했다. 

카드사별 분석 자료에서도 대외활동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확인된다. BC카드에 따르면 올해 5월 영화관 업종의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9배 급증했다. 실외 여가활동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의 90%까지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같은 '보복소비' 유행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등 위험요소들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로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소비심리가 내려갈수록 카드승인액 역시 줄어 카드사들의 수수료수입이 준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경기침체 위험이 대두해 있는 상태라 하반기에도 민간소비 증가폭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카드사 및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회동에선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조달비용 가중과 급증한 리볼빙 이월잔액 부실 위험, 카드론 금리 등 업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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