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에 코로나 충격까지…작년 혼인 21.4만건 '역대 최저'

2020년 혼인 통계…전년 대비 10.7%↓, 감소율 역대 2번째

30대 인구 감소 추세…30대 후반 男·20대 후반 女 감소 많아 

 

혼인 감소 추세는 2020년에도 이어졌다. 인구구조 변화로 소위 '결혼적령기'로 불리는 20대 후반~30대 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감소세에 불을 지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1만4000건으로 2019년의 23만9200건보다 2만6000건(-10.7%)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 2019년 기록한 23만9159건으로, 이는 1971년 최저치(23만9457건)를 48년만에 경신한 것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적령기인 30대 인구가 계속 줄면서 자연스럽게 혼인 건수가 줄고 있고,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주거비 부담 등 경제적 요인도 작용했다"면서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결혼식 연기·취소가 늘어난 것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인 건수는 1980~1990년대까지 매년 35만건 이상을 기록하다가 2000년대 들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이 흐름이 더 가팔라지면서 2016년 연간 30만건이 무너졌다.

또 2012년 0.6% 감소 이후 2020년까지 9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지난해 기록한 10.7%의 감소율은 통계 작성 이래 1971년(-18.9%) 다음으로 높다. 이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1997년(-10.6%)이 마지막이었다.

다만 1997년의 경우 전년(1996년) 동성동본 혼인이 합법화된 데 따른 혼인 건수 증가로 인한 '역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통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2020년은 통계 작성 초창기와 1997년의 예외 사례를 빼면 사실상 역대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인 셈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도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감소했다. 조혼인율 역시 2012년 이후 9년째 감소세가 계속됐다.

혼인 감소는 남녀 모든 연령에서 두루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결혼적령기'에 해당하는 남자 30대와 여자 20대 후반에서 감소건이 가장 많았다. 남자의 경우 35~39세에서 6만6000건, 30~34세에서 6만건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여자는 25~29세가 7만4000건, 30~34세가 5만2000건 줄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특히 남자의 경우 30대 후반에서의 감소 건수가 더 많았던 것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는 전반적인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최근 30대 후반의 결혼 건수가 많아졌고, 지난해 전반적인 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30대 후반의 감소가 두드러진 것이다.

30대 후반 남자의 결혼 감소 건수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남자 평균초혼연령은 33.23세로 전년 대비 0.14세가 하락했다. 초혼연령 추이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래 남녀 통틀어 평균초혼연령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여자 평균초혼연령은 30.78세로 전년 대비 0.19세가 상승했다. 여자 평균초혼연령은 1990년(24.78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초혼 부부 중 여자가 연상인 연상연하 부부는 18.5%로 전년 대비 0.9%포인트(p) 늘었다. 남자가 연상인 부부는 65.3%로 1.5%p 하락했고, 남녀가 동갑인 부부는 16.2%로 0.5%p 상승했다.

시도별 혼인건수도 모두 감소했다. 감소건수로는 경기(-4542건)와 서울(-3515건)이 가장 많은 편이었고, 감소율은 대구(-15.6%)와 경북(-15.0%)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19년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혼인건수가 증가한 지역이었던 세종은 지난해 1854건으로 9.1% 감소(-185건)했다. 세종의 혼인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세종시가 생긴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다만 시도별 인구 1000명당 혼인율은 세종이 5.3건으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세종은 2014년부터 7년 연속 혼인율 1위를 이어갔다. 세종의 뒤로 서울(4.7건), 제주(4.4건)이 뒤를 이었으며 경북·전남·전북(이상 3.4건)은 혼인율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작년 월별 결혼 신고 건수는 12월이 2만2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1월(19만8000건), 3월(19만4000건) 순이었다. 8월(15만건), 9월(15만3000건)은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로는 2월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5%)했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특히 4월(-21.8%), 5월(-21.3%), 10월(-19.0%)의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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