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文정부 공공기관장 사퇴 직간접 압박…'물갈이' 주목

한덕수 이어 여당 "혈세로 자리차지"…'재무위험기관' 선정도

정부, 이달부터 공공기관 혁신방안 순차발표…압박 더 커질듯

 

윤석열정부가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국책연구기관장과 공공기관장 등의 자진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면서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3일 관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 "바뀌어야지. 우리하고 너무 안 맞는다"고 한데 이어 여당에서도 자진사퇴 압박이 나왔다.

현재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국책연구소장은 홍 원장과 정 이사장을 비롯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등이 있다.

이 중 2024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홍 원장은 휴직 중인 부경대에 2학기 경제학부 강의개설을 신청해 9월 학사일정 시작 전 거취를 결정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0일 홍 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을 '새 정부 국정철학과 이념을 공유하지 않는 고위인사'라면서 "국민 혈세로 자리만 차지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관례상 국무회의에 참석해왔던 전 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참석대상에서 제외하고 "굳이 올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면서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여기다 정부가 재무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공기업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본격적인 공공기관 개혁을 시작하면서 이전 정부 출신 기관장들에 대한 '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 공공기관의 재무개선 이행 결과는 경영실적 평가에도 반영돼 최악의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까지 단행될 수 있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14곳의 기관장 다수는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평가받는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원경환 대한석탄공사 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다.

재무위험기관엔 들어가지 않았지만 지난달 20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D) 등급 이하의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 중에서도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 등 친문 인사가 수장인 곳이 있다.

여기다 정부는 급여·성과급 체계를 바꾸고 기능이 중복되는 기관을 통폐합하는 등의 공공기관 혁신 방안도 검토해 이달부터 차례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라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한 거취 압박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국민의힘의 이중 잣대"(이수진 원내대변인)라고 맞서고 있다.

관가에선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임기 관련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대통령과 기관장 등의 임기를 맞추는 식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행법상 공공기관장 임기는 3년,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새 정부 정책을 집행하기도, 이전 정부 기조를 따르기도 어려운데다 관계기관 간 업무협조를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적잖은 탓이다.

이와 관련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임기종료 때 기관장 임기도 만료된 것으로 간주하고, 기관장 임기 및 연임 기간을 각 2년6개월로 해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내용의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