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사형 선고' 권재찬 어떻게 살았나… 유년시절부터 강도살해까지 보니

중학교 3년부터 문제성 두드러져…무단가출하다 고교 자퇴 후 범행 잇따라

교도소 수용, 출소 반복 끝에 15년 복역 후 출소 3년8개월만 연쇄살해

 

50대 남녀를 연쇄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권재찬씨(53)는 1969년 인천에서 3남매의 둘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은 전 학년에 걸쳐 '수우미양가' 등급 중 전 과목을 '양~가'를 받으며 낮은 성적을 기록했고, 급우들을 괴롭히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학교생활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의 생활기록부 기록을 보면 1학년때 '주의가 산만하고 자제력이 부족함', 2학년때 '자기중심적이나 온순함', 3학년때 '장난이 심하고 약한 동무들을 잘 때림', 4학년때 '명랑하고 활동적임', 5학년때 '의욕이 없고 무관심하며 장난이 심함', 6학년때 '결과처리가 희미함'으로 평가됐다. 

권씨는 1982년 3월 중학교에 입학해 받은 일반지능검사에서 IQ 76으로 평가됐고, 3년 내내 성적 역시 초등학교 때와 큰 차이 없이 '양~가' 등급으로 낮은 성적을 받았다. 

학교생활은 1학년때 '용모단정하고 착실하나 의지가 약함', 2학년때 '온순하고 착실하나 학교생활에 소극적임'이라고 기재돼 1~2학년 당시에는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공부나 학교생활에 의지만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권씨의 문제성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당시에는 질병결석 4번, 지각 1번으로 비교적 학교를 잘 다녔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만 무단가출로 14번을 결석했다. 고교 입학 후에는 6개월만에 자퇴하기까지 11번을 결석한다.

실제 그의 범행은 고등학생 1학년 무렵 시작돼 1985년 12월 주거침입죄, 절도죄, 특수절도죄 등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고교 자퇴 후에는 미용실 종업원으로 일하긴 했으나, 그 기간이 얼마 되지 않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1987년 3월30일 특수절도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다. 

그의 범행은 타인의 재물을 훔치는 등 절도죄에서 점차 강간, 살인 등 강력범죄로 심화돼 간다. 1991년 11월에는 인천시 남구(현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집을 들어가 여성을 강간하고, 금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다. 이 범행으로 그는 강도상해죄, 강도강간죄, 공갈미수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는다. 

이후 1997년 10월 출소 후 다시 인천시 남구 한 빌라 내 문이 잠기지 않은 주거지에 침입해 여성을 위협한 뒤 260만원을 빼앗고 폭행한 뒤 추행한 범행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출소한 뒤 급기야 2003년 1월 인천 남구 한 전당포에서 귀금속을 찾으러 간 것처럼 전당포 업주를 속여 대화를 하던 중, 둔기로 그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이후 처벌을 피하고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검거돼 2003년 12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교도소 복역 후 손가락 끝이 괴사하는 레이노드 증후군을 진단받고,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으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했다.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동료 재소자들을 폭행하거나 난동을 부려 징벌을 받기도 했다.

그는 출소해 인력사무소를 통해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나 도박에 손을 대고 채무가 쌓이자 또다시 강도살해 범행을 계획한다. 출소 3년8개월만이다. 결국 그는 한 50대 여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그 여성 살해를 용이하게 할 도구로써 50대 남성 공범을 유인한 뒤 그도 살해한다.

그는 2020년 1125일을 마지막으로 수면제 처방 받기를 중단했는데,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강도살해 범행을 하기 위해 (범행) 직전인 2021년 12월3일경부터 다시 수면제를 처방받는 등 범행을 위해 철저히 사전에 준비하는 계획성을 보인다.

권씨는 재판에 넘겨져 여성 피해자가 자신을 모욕한 점, 남성 피해자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려 했던 점 등을 주장하며 사전 계획한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임을 호소했다.

그러나 1심 심리를 맡은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권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자신의 경제적 궁핍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 계획 하에 생명을 앗아갔다고 판단했다. 또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하고자 남성까지 유인했다가 숨지게 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로 인해 권씨가 인명경시의 성향과 공감능력이 결여된 성향이 있다고 판단, 재범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양형 이유로 그의 연령, 가족관계 교육정도, 지능 등을 살피면서 그가 과거 유사 범행을 잇따라 해오며 출소와 복역을 반복 해오던 중, 급기야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유사 범행을 계획하고 중한 범죄를 저지른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교화의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현행법상 가석방이나 사면 등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이른 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돼 있지 않아 무기징역 만으로는 개인의 생명과 사회 안전의 방어라는 점에서 사형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형이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로 문명국가의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동일 범행의 재발 방지를 위해 사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권씨는 지난해 12월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에서 50대 여성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폭행해 살해한 뒤, 11322000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신유기 범행에 끌어들인 50대 남성 B씨에게 A씨의 통장 돈을 인출하게 해 A씨 살인 범인인 것처럼 위장하고, 다음날인 5일 오전 B씨에게 "A씨 시신이 부패해 범행이 들통날 수 있으니, 땅에 묻으러 가자"고 인천 중구 을왕리 한 야산으로 유인해 B씨도 살해 후 유기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권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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