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이 복숭아 8상자 수준"…농촌 일손부족에 인건비 폭등 '한숨'

충북 지난해보다 최고 5만원까지 올라 12만~15만원

노동자 정보공유 옮겨 다녀…"인력관리시스템 절실"

 

"농촌 인건비가 너무 올라 아내랑 보름 넘게 적과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자 일당이 복숭아(천도 5㎏ 상품 기준) 7~8상자 값에 달한다. 그나마 제때 일손을 구하지 못해 영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 옥천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65)의 볼멘소리다.

영농철을 맞은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농가들이 일손 부족에다 인건비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22일 이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노동자 기준 일당이 최하 12만원에서 보통 15만원선까지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9만~10만원선보다 3만~5만원 올랐다.

일당 상승에도 마음 놓고 일을 시킬 수 있는 노동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희망 농가에 알선하고 있지만 대다수 농가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옥천군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임규찬씨(66‧동이면)는 "요즘 알 솎기를 한창 해야 하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해 제때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리가 없어 어르신들을 모셔다 작업하고 있지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영동군 심천면에서 30년 가까이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손정수씨(64)는 "올해 출하할 복숭아 적과와 봉지 씌우기에 바쁜 날을 보내면서도 치솟은 인건비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2만~3만원이 오른 13만~14만원을 주고 사람을 쓰고 있다. 간식까지 치면 한 사람당 15만원이 들어가는 꼴이다. 인건비를 주고 농자재를 사면 남는 게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청북도교육청 직원들이 보은군 노티리 마을의 사과밭을 찾아 열매솎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뉴스1


보은군에서 1만2000㎡ 규모의 사과 농사를 짓는 박준철씨(57·삼승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박씨는 하루 열 명을 용역에서 데려와 적과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인데 일당으로 12만~13만원 준다고 했다. 그나마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일당 많이 주는 작업장으로 몰려다니기 때문에 아내와 둘이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농촌 현장에선 치솟는 인건비가 인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현재 보은군 등 일선 지자체에는 수십여 곳의 인력중개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일각에선 사람이 부족하다는 소문에 인력중개업체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건비를 높여 부르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수재배 농민들은 출범을 앞둔 민선 8기 단체장들에게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충북 남부 3군 당선인들이 농촌일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제시해서다.

과수재배 농민들은 "인력은행, 계절성 단기노동자와 외국인노동자 전용 숙소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농가에 일손을 직접 연결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지자체에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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