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지각 이륙·검색대 통과 한나절…올 해외여행 '짜증' 각오

코로나로 항공사 직원 대거 퇴직, 파업에 경비원도 없어 '아비규환'

 

이번 여름 해외 여행을 결심한 이들이라면 주목해야 할 소식이 있다.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열렸지만 이번 여름 휴가지로 해외를 택했다간 큰 불편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수많은 항공 업계 종사자가 해고됐지만 다시 채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아 항공사들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유럽의 일부 유명 휴양지엔 이미 2019년 수준을 넘는 여행객이 몰리고 있지만 항공사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지난 2주 동안 유럽의 주요 공항에서는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며, 공항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태에 빠졌다. 

런던 히드로 공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는 승객들이 보안 검색대에서 최대 6시간을 기다렸고, 체크인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터미널에서 주차장으로 밀려났다.

유럽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 공항에서 병목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은 공항을 방문하는 승객이 340%가량 증가해 극심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이다. 호주 시드니 항공은 직원 5000명을 뽑는 채용 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번 달 평균 25%의 항공기가 늦게 이륙했다. 또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항공편 지연율은 28%에서 올해 36%까지 치솟았다.

유럽 공항이 카오스(혼돈) 상태에 빠진 건 코로나19로 항공업계 노동자들이 대거 퇴직한 데다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각국 공항 및 항공사 직원들의 파업이 겹치면서다.

항공사와 공항은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봉쇄) 기간에 항공 여행이 중단되자 직원들을 해고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유럽 전체 항공사에서만 최소 60만 명, 세계적으로는 23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름 성수기 항공편 수요를 감당할 만큼 고용이 빨리 이뤄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긱 이코노미(Gig economy·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통해 일하는 프리랜서 형태의 노동)'나 조기 퇴직을 선택해 복귀가 더디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코 루만은 "전에 항공 업계에서 일하던 이들은 이제 분명한 대안이 있고, 전보다 쉽게 직업을 바꿀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러면서 "여름이 지나면 이러한 사태가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고령 노동자가 퇴직하면서 인력 부족은 계속될 것이고, 결정적으로 이들을 대체할 젊은 근로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업은 인력난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스페인의 라이언에어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 실패하자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노조와 협력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직원들도 파업을 시작, 항공편의 4분의 1가량이 취소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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