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SUV 대세에도 끄떡없는 그랜저…1위 유지 이유는

지난달 국내 7602대 판매…2017년부터 5년 연속 판매량 1위

출고난 속에서도 인기 계속…고급차량 수요, 법인차 이용도 많아

 

전기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자동차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의 인기가 공고하다. 

2017년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이후 2021년까지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그랜저는 지난달에도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그랜저의 국내 판매량은 7602대로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카니발 5485대, 3위 쏘렌토 5356대를 2000대 넘게 앞서는 수치다. 4위는 아반떼 4918대, 5위는 스포티지 4542대였다.

그랜저는 올해 1~5월 기준 베스트셀링카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쏘렌토가 2만6184대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그랜저가 2만5753대로 바짝 쫓았다. 

1986년 출시된 그랜저는 국내 세단 대표 모델자리를 지켜온 현대차의 장수 모델이다. 같은 장수 모델이자 내연기관차량인 쏘나타의 판매량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과 달리 그랜저는 현재까지 흔들리지 않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그랜저는 2012년 8만8050대, 2014년 9만1013대로 점차 판매량을 늘리다 2017년 136375대를 기록하며 쏘나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 왕좌를 차지했다. 이후 2018년 113901대, 2019년 103736대, 2020년 146923대로 4년 연속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와 차량용반도체 부족 현상 등으로 8만7985대를 기록했지만, 1위 자리는 지켰다. 그랜저는 2017년부터 5년 연속으로 1위를 고수했다.

그랜저는 출시 초반에는 '회장님차', '성공한 사람들의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는 외관 디자인을 스포티하게 대폭 교체하며 젊은 세대까지 타깃 층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랜저는 차량 출고난이 심한 현재 상황에서도 계약 시도가 가장 많은 차량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그랜저의 인기 요인을 여러가지로 꼽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예전에는 최고급 차가 그랜저였고, 허리 역할을 쏘나타가 했다"며 "그런데 제네시스 고급 모델이 생기면서 최고급 차 수요가 제네시스 쪽으로 옮겨가고, 그랜저가 예전의 쏘나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 변경과 고급 옵션 추가 등으로 그랜저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득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금지도 차량 구매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직장인 같은 경우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잉여소득이 남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차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차량 구매의 레벨이 올라간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랜저는 임원 등의 법인차로 많이 쓰이는 모델이기도 하다. 꾸준한 법인차 수요도 그랜저 판매량에 기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쏘나타 장기리스가 제일 많았지만, 지금 제일 보편화되어 있는 것은 그랜저 장기리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해 판매되는 그랜저의 3분의 1가량은 법인 차량으로 등록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판매된 113091대의 그랜저 중 3만3680대는 법인차량으로 신규 등록됐다. 

2019년에는 신규등록된 103736대 중 2만7634대가, 2020년에는 146923대 중 3만9290대, 2021년에는 8만7985대 중 2만8605대가 법인 차량으로 등록됐다. 

올해 1~5월 신규등록된 2만6558대 중에서는 절반 가까운 1만1489대가 법인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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