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온다는데 에어컨도 맘껏 못켜나요"…공공요금 인상조짐에 '울상'

한전 3원 인상 요구, 총 14.9원 인상…4인가족 한달 4000원↑

"물가관리 못하는 정부, 공공요금이라도 막아야"

 

"이제 막 에어컨 틀기 시작했는데 전기요금까지 오른다니."

주요 생활물가가 공포스럽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기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이라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거주하는 4인 가족의 최모씨(42·여)는 20일 "지난해 여름에 더워서 에어컨을 많이 틀었더니 10만원 가까이 요금이 나왔다"며 "벌써 열대야가 시작된 거 같고, 올해는 더 덥다는데 그럼 요금은 어디까지 오르는 것이냐"고 걱정을 털어놨다.

여동생과 함께 투룸에서 자취한다는 서대문구 거주 직장인 박모씨(27)는 "집이 넓어서 전기료가 다른 집들보다 많이 나오는 편"이라며 "요즘 마트 가면 물가가 너무 비싸서 놀라는데 에어컨도 내 맘대로 틀지 못할 것 같아 슬프다"고 하소연했다.

한전은 분기마다 논의되는 연료비 조정요금의 단가를 3분기에 kW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요구했다. 직전분기 대비 인상할 수 있는 최대폭이다.

연료비 조정단가가 3원 인상되면 4인 가족 기준(304kWh) 한달 전기요금은 912원 오른다. 이미 4월부터 기준연료비(4.9원)와 기후환경요금(2원)이 올라 총 kWh당 6.9원 상승한 상황이다. 여기에 10월부터 기준연료비는 4.9원 추가로 오른다. 올해만 전기요금이 총 14.8원 인상돼 4인 가족 기준 한달 전기요금만 4499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여름철에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잦은 가정이라면 전기요금 인상 공포는 더 커진다. 470kWh(주택용 저압기준) 이상을 사용한 가정이라면 전기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오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끝낸 자영업자들의 경우 전기요금 인상이 더 부담스럽다. 영등포구에서 66㎡(약 20평)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카페가 조금이라도 더우면 손님이 그냥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여름엔 어쩔 수 없이 혼자 있을 때도 에어컨을 켜야 하는데 지금도 20만원 가까이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노모씨(53)는 "식자재부터 안 오른 게 없는데 상황인데 전기요금, 가스요금까지 걱정하려고 하니 속이 터진다"며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하지 말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의 물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만큼 공공요금 인상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이모씨(38)는 "유가대책, 농수산물 쿠폰 등 정부가 물가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며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정확한 해법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한국전력의 적자규모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인상 흐름을 볼 때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송모씨(27)는 "한전 적자를 계속 방치하면 결국 나중에 피해도 국민들이 입는 것 아니냐"며 "안 그래도 우리나라 전기료는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데 지지율 떨어질까 봐 눈치 볼게 아니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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