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분위기 길면 3년 갈 것"…'노도강' 금리·고점인식에 하락세 계속

양도세 중과 유예로 매물 늘지만 매수세 실종…호가 낮추는 일도 늘어

주담대 연 7%·상투 우려에 관망세…노도강, 서울 평균 하락폭 3배 수준

 

"부동산은 분위기를 많이 탑니다. 서울 외곽 하락 중이라고, 하락 한다고 여기저기서 외치는데 누가 아파트를 사겠어요. 대출 금리 부담도 세졌고요. 이런 분위기에서 빠져나오려면 빠르면 반년, 길게는 3년까지 걸릴 것 같아요"

지난 16일 뉴스1이 찾은 서울 노원구 일대 부동산은 손님 없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문의 전화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손님이 있다고 해도 파격가에 나온 급매만 찾고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라 불리는 서울 북부에는 수요자 관망세로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로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대부분 수요자들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집값 고점 인식으로 거래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국의 '자이언트스텝'(0.75%p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은행의 '빅스텝'(0.5%p의 금리 인상) 관측이 나오자 금리 인상 부담에 매수세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7% 넘어섰고, 추가 인상에 따라 연 8% 돌파까지 거론된다.

노원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신혼부부 같은 젊은 사람들 매수 문의가 많았고, 영끌이나 갭투자로 내 집 마련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며 "하지만 여기도 이제 (집값이 올라) 대출이 많이 나오지도 않고, 이자도 오르니 부담이 되는지 문의가 뚝 끊겼다"고 귀띔했다. 

강북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도 "이쪽 부동산 대부분의 매매 계약은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임대차 계약이나 간간이 하는 상황인데, 전셋값도 뛰고 금리가 높아지니 전세에서 월세 계약 문의가 많아지는 식으로 흐름이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이 급등지로 꼽히는 만큼,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고점 인식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노원구는 2017~2021년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이 78.43%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도봉구는 77.31%로 2위, 강북구는 67.38%로 상위권이었다.

도봉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북권은 영끌 신혼부부들이 그나마 살 수 있는 가격대였는데, 이제는 저가라고 쉽게 접근하긴 어려울 정도로 올랐다"며 "수요자들이 당장 샀다가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냔 생각에 망설이는 것 같다"고 했다.

호가도 빠지는 분위기다. 노원구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8000~1억원 빠진 매물이 아니면 눈길도 주지 않는다"며며 "예전엔 절대 호가를 낮추지 않겠다고 버텼던 집주인들도, 요즘은 '당장 팔려면 내려야 한다'고 설득하면 몇천만원은 내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2단지 전용 32㎡ 매물은 이날 5억8000만원에서 5억4000만원으로 호가를 4000만원 낮췄다. 이 단지 같은 동 같은 면적, 비슷한 층수를 비교한 결과 매물 호가는 5억3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다양했다.

관망세가 확산하고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원구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0.46%다. 도봉구는 -0.42%, 강북구는 -0.40%다. 서울 평균 변동률인 -0.13%보다 훨씬 내림 폭이 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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