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복권은 불티났다…지난해 판매액 사상 첫 5조 돌파

스포츠토토·경마 등 사행사업 축소에 불경기 불안심리 겹쳐

'월 700만원' 당첨금 늘어난 연금복권은 전년 대비 2배 '쑥'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복권으로까지 번진 모양새다. 지난해 복권 판매액이 10%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겼다.

15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2020년 복권판매사업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와 인쇄·전자 복권 등 전체 복권 판매액은 5조41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판매금액(4조8710억원)을 크게 웃돈 수치다.

2002년 처음 도입된 로또는 2004년 4조원을 넘어섰다가 한동안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2009년 이후 다시 판매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4조1538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4조원을 돌파했고, 2019년에는 4조793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을 기준으로 복권 판매처는 7200여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증가세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2009년 이후 매해 판매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의 증가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복권 판매액 3조를 처음 돌파한 2011년 이후 4조원을 넘어서기까지 6년이 걸린 반면, 4조원에서 5조원까지는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단순 금액으로만 봐도 2019년에서 1년 사이에만 622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시국'이었던 지난해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다른 사행사업들이 축소되거나 중단된 탓이다. 코로나로 인한 리그 중단·축소가 있었던 스포츠토토를 비롯해 정부가 운영하는 사행성 시설인 경마·경륜·경정, 강원랜드 등이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복권은 구매와 추첨 등에 있어 '거리두기'의 제약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사행사업의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면서 판매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8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시민이 로또를 구매하는 모습. /뉴스1 DB © News1


여기에 더해 계속되는 불경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불안심리가 커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근무시간 단축, 임금 삭감 등에 고용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체 복권 판매의 87%는 로또였다. 로또는 작년 한해만 4조737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전체 복권 판매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하루 평균 13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셈이다.

이와 함께 연금복권의 수익도 쏠쏠했다. 2019년만 해도 판매액이 1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225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는 연금복권 당첨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동행복권은 지난해 5월부터 1등 당첨금을 기존 월 500만원X20년(총 12억원)에서 월 700만원X20년(총 16억8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2등 당첨금도 월 100만원X10년(총 1억2000만원)의 연금식으로 전환했고, 보너스 등위를 신설해 연간 1000여명의 당첨자를 더 나오게 했다.

하향세를 그리던 연금복권은 이 같은 변화에 다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전후로 전체 판매율이 30%대에서 50%대로 올라섰다"면서 "단순 당첨금 증가뿐 아니라 '연금식' 자금 마련을 선호하는 사람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첨금 미수령액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미지급 당첨금은 총 592억3100만원으로 전년(537억원6300만원) 대비 10.2% 늘었다. 현행 복권 당첨금의 소멸 시효는 1년으로 소멸시효가 지나면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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