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는 질의응답…윤석열 능숙한 도어스테핑 이유 있었다

취임 이후 14차례…발언시간 늘면서 발언도 과감해져

"사람에 충성 않는다" 발언 유명…직설화법 갈등 유발도

 

윤석열 대통령이 13일까지 14차례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했다.

특별한 일정이나 지방 행사가 아니면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거의 연일 이어지고 있다.

횟수가 더해지면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도 과감해지고,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취임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 첫 도어스테핑에서는 취임사에 '통합' 언급이 없었다는 지적에 "너무 당연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짧게 답했지만, 13일에는 2분가량 기자들과 질문·답변을 이어갔다.

도어스테핑 횟수가 10차례를 넘기면서 윤 대통령도 발언에 자신감을 붙이고 있다.

13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많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 요구권을 갖는 것은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본다"며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고 시행령 문제 해결은 헌법에 정해진 방식과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경남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위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등의 시위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의결된 다음 날인 30일 출근길에 기자들이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그럼 추경을 안 합니까"라고 대뜸 반문하면서 "지금 영세자영업자들은 숨이 넘어갑니다. 그걸 먼저 생각해야죠"라고 했다.

검찰 편중 인사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는가"라고 맞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고 소개할 때는 "이뿐만 아니라 수년간 이어진 온갖 핍박에 맞서 공직자의 본분을 다하며, 상식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취임 직후 도어스테핑 초기에는 한두 개 질문을 받고 짧게 대답하는 게 전부였지만, 취임 한 달쯤이 되자 네다섯 개의 질문을 받고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시간도 크게 길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국정 운영에 자신감을 붙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찰 재직 시절 기자들에게 직접 수사 브리핑을 하면서 일찌감치 언론 대응에 익숙해졌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달변'인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자신감을 붙이면서 도어스테핑 횟수나 질문답변 시간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013년 10월 국정감사 때 국가정보원 댓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화제가 됐다.

검찰총장 때인 2020년에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제 명을 거역했다"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검사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붙일수록 대통령으로서의 발언에도 자신감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의 직설적 언어는 문제를 풀기보다 갈등을 증폭시킬 수도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고 한 발언에는 야당의 비판이 집중됐고 대선 후보 시절에도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의 발언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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