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송해 추모…WP "생애에 한반도 한 세기 역사 담긴 사람"

"장애인 참가 독려하고 성소수자 공동체 지지 표명"

"소외된 이들에게 주목한 사람"

 

미국 언론도 한국의 '국민 MC' 송해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송씨를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베테랑 엔터테이너이자 북한 황해도 출신 실향민이라고 소개했다.

송씨가 지난 4월 태어난 지 94세 350일이 되는 날 '세계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사실도 언급했다.

WP는 '국민 MC'로 한국에서 널리 사랑받은 송씨가 사회적으로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가족과 헤어져야 했던 실향민으로서 한반도의 분단 사실을 강조해 왔다.

또 송씨는 주류 매체에 잘 등장하지 않는 다양한 배경의 일반인들을 등장시켜 한국 사회의 다양한 면이 드러나도록 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특히 전국노래자랑 초창기부터 장애인들의 참가를 독려했고, 이후 성소수자 공공동체애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전국노래자랑에서도 편안한 진행 방식으로 3세의 어린 참가자나 115세의 초고령 참가자 모두에게 출전 기회를 주었고, 음악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WP는 송씨의 생애에는 지난 한 세기동안 한반도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1927년 일제 강점기 북한 황해도에서 송복희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 체제 선전 밴드의 일원으로 전국 순회 공연을 했다. 그러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송씨는 어머니와 헤어져 유엔 선박을 타고 남쪽으로 대피해 부산에 도착했다. 배에서 그는 바다라는 뜻의 '해'라는 이름을 스스로에게 붙였다.

이후 송씨는 고향인 황해도에서도 전국노래자랑을 개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3년 북한에 건너가 남북 가수들이 모인 평양노래자랑도 진행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쟁 전에 헤어진 어머니와 여동생을 다시 볼 순 없었다.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뒤로한 채 희망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평생 기여한 송해 선생님께 명복을 빈다"며 그를 추모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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