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민MC' 송해, 부인 잠든 대구 달성에 영면한다

"모두가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한 사위였는데…"

 

"너무 안타깝고 섭섭하죠. 마을사람들 모두가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한 사위였는데…."

8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에서 만난 주민 석종철씨(69)가 못내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진정한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는 그와 각별히 인연이 있는 곳이다.

1927년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송해는 6·25 전쟁 때 월남해 대구에서 군 복무를 하던 중 기세리가 고향인 부인 석옥이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기세리는 충주 석씨 집성촌으로 90여가구가 살았으나 지금은 40여가구만 남아 있다.

이후 송해는 이곳을 처가 동네이자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런 인연이 알려져 2016년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 인근에 송해공원이 조성됐다.

2015년 무렵 김문오 달성군수가 '옥포읍에 새 공원을 만드는데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아는 송해 이름을 사용하면 어떠냐'고 제안해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하루 수천~수만명이 찾는 대구의 명소로 자리잡은 송해공원에는 수상데크를 따라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둘레길과 한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번 건너면 100세까지 무병장수한다는 백세교(橋), 전망대, 얼음빙벽, 대형 보름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돼 있다.

2018년 1월 부인 석씨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송해는 송해공원 맞은편 산에 마련해둔 묘에 부인을 모셨다.

"먼저 가시라. 내 언제고 당신 곁에 가리다"며 눈물로 이별을 고한 송해는 이후 20여일이 지나 부인 묘 바로 옆에 자신의 묫자리를 준비했다.

'진정한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지난 2018년 1월 별세한 부인 석옥이 여사 묘 옆에 가묘가 준비돼 있다. 2022.6.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언제라도 고향 땅에 묻힌 석씨 옆에서 영면하겠다는 뜻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수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주민들은 "송해 선생은 달성군 비슬산 참꽃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미리 내려와 부인 묘를 찾았고, 전국노래자랑 일정이 달성군 인근에 잡히면 어김없이 찾아왔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송해공원 옆에 송해 선생의 60여년 발자취를 담은 기념관이 건립됐다. 당시 송해는 기념관을 찾아 사진, 영상, 소품 등이 전시된 공간 구석구석 살펴보며 흡족해 했다.

'진정한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송해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송해 선생의 모습을 바라보며 애도하고 있다. 2022.6.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날 많은 시민들이 기념관을 찾아 송해 선생을 애도했다.

윤정희씨 자매는 "전국노래자랑 달성군편 녹화 당시 송해 선생님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한데 너무 안타깝다"며 "부디 부인과 함께 영면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달성군 송해공원사랑모임은 송해기념관 앞마당에 시민들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가족의 뜻에 따라 3일장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30분 예정이며, 장지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 앞산이다.

방송인 송해가 2018년 1월 2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 옆 송해공원을 돌아보며 지난 20일 지병으로 별세한 부인 석옥이씨(83)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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